반도체 및 이차전지 장비업체인 에스에프에이(056190)(SFA)가 이차전지 장비업체 씨아이에스(222080)(CIS) 경영권에 해당하는 지분 25.8%를 전격 인수해 새 주인이 된다.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이차전지 장비 시장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유럽 등 해외 시장 진출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SFA는 CIS의 최대주주인 지비이홀딩스 보유분 전량(22.7%)과 김수하 대표이사 보유분 중 일부(3.1%)를 인수할 것이라고 23일 공시했다. 인수 예정일자는 2023년 2월 28일이다. 인수 금액은 1723억원으로 1주당 매매가격은 1만 800원이다. 이날 CIS의 주가는 주당 1만 1650원을 기록했다.
CIS의 최대주주였던 사모펀드(PEF)운용사 SBI인베스트먼트는 KB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을 추진했다. SFA는 매각 중반 이후 합류했으며, 탄탄한 자금력과 사업 시너지를 무기로 LX 등 대기업 계열을 제치고 최종 인수자가 됐다. 매도측인 SBI는 상장사인 CIS이 장기간 매각 표류로 인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현 주가보다 소폭 낮춰 매각을 강행했다.그럼에도 SBI 등 투자자는 투자금의 1.8배의 수익을 거두게 된다.
SFA는 한때 최대주주 지분 매각설이 흘러나왔으나, 이번 인수를 계기로 오히려 2차전지 전 공정 장비 공급사로 영국 등 해외 진출을 모색할 계획이다. 2차전지 공정은 크게 전극·조립·활성화로 나뉘는데 SFA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전극 공정 장비 분야에 뛰어들게 됐다.
CIS는 2002년에 설립된 이차전지용 제조장비 전문업체로, 핵심 공정인 전극공정에서 필요로 하는 핵심 공정장비를 국내·외 유수 고객에 공급하고 있다. 또 자회사 씨아이솔리드를 통해 전고체전지용 장비·소재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1327억원이었다. SFA는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이차전지 제조공정 전체를 아우르는 장비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2차 전지 전체 공정 장비를 제공하는 기업은 국내에 피엔티(PNT)한 곳 뿐이었는데 SFA가 새롭게 경쟁자가 된 것”이라면서 “에너지 공급망 확충을 위해 2차 전지 수요가 높아지면서 해외에서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