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의 5세대(5G) 28㎓ 주파수 사용 권한을 최종 취소했다. 28㎓는 빠른 통신 속도로 인해 ‘진짜 5G’로 불리지만 사업성이 없어 통신사들이 투자를 꺼려왔고 결국 할당 계약 조건을 채우지 못하면서 정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28㎓ 대역 할당 조건을 채우지 못한 KT와 LG유플러스의 주파수 사용 허가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017670)은 사용 허가 기간이 6개월 단축된다. 주파수 할당이 취소되면서 KT와 LG유플러스의 28㎓ 사용은 이날부로 종료됐다. SK텔레콤도 내년 5월 말까지 1만 5000개 장치를 구축하지 못하면 할당이 취소된다.

이날 최우혁 과기정통부 정파정책국장은 “그동안 정부의 노력에도 5G 28㎓ 할당 취소라는 결과가 나와 유감”이라며 “신규 사업자 진입을 유도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실행하고 통신시장 경쟁을 활성화시키겠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제4통신사를 위한 28㎓ 신규 사업자 지원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1월 중 지원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 국장은 “주파수 외에도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1월 중 발표하겠다”며 “설익은 것보다는 구체적 방안으로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주파수 취소가 ‘벌’이 아닌 ‘상’이라는 냉소적인 평가도 나온다. 양사가 수익성 나쁜 28㎓ 사업을 합법적으로 접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두 회사는 청문 과정에서 할당 조건을 이행하지 못한 점에 대한 송구함은 표현했지만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에 관한 별도의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앞서 통신사들은 5G 3.5㎓ 대역 주파수 경매에서 28㎓를 함께 구매했다. 5G 서비스 시작과 함께 속도가 빠른 28㎓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파가 멀리 닿지 못하는 28㎓의 한계로 인해 관련 투자에는 미온적이었다. 3.5㎓와 달리 사업성이 없던 탓이다. 이에 통신 3사는 5G 개국 이후 매해 28㎓ 할당 조건을 채우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