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기에 출격하는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MBN '불타는 트롯맨'과 TV조선 '미스터트롯2'이 모두 베일을 벗었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을 성공시켜 대한민국에 트롯 열풍을 불게 한 서혜진 PD 사단이 TV조선을 나와 '불타는 트롯맨'을 론칭한 만큼, '미스터트롯2'와의 대결은 초유의 관심사. 뚜껑을 연 '불타는 트롯맨'과 '미스터트롯2'은 무엇이 달랐을까.
먼저 시청자들과 만난 건 '불타는 트롯맨'이었다. 지난 20일 첫 방송된 '불타는 트롯맨'에서는 제작진 예심을 거친 100팀의 트롯맨이 등 뒤에 트롯 경력만큼의 숫자가 적힌 트레이닝복을 입고 큰절을 올렸다. 트롯 경력 9년 차인 1조부터 트롯 경력 도합 137년 차인 10조까지, 계급장을 떼고 인생역전 대결을 펼칠 것을 예고했다. 아이돌 출신, '전국 노래자랑' 출신, 성악가, 뮤지컬 배우까지 다양한 참가자가 등장해 무대를 꾸몄다.
'불타는 트롯맨' 첫 방송 이틀 후인 지난 22일에는 '미스터트롯2'가 시청자들을 찾았다. 119명의 참가자는 붉은색 투우복을 맞춰 입고, 열정적인 춤사위로 포문을 열었다. 포문을 연 대학부부터 귀여움을 담당하는 유소년부, 그리고 송가인과 임영웅을 배출한 현역부A가 무대를 장식했다. 타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차지한 진해성이 혜성처럼 등장하면서 마무리됐다.
'불타는 트롯맨'과 '미스터트롯2'는 익숙한 듯 다르다. '미스터트롯'을 탄생시킨 제작진이 뭉친 만큼, '불타는 트롯맨'은 '미스터트롯'을 떠올리게 한다. 심사위원의 자리 배치와 버저를 누르는 방식, 모든 심사위원이 부저를 누르면 황금색 폭죽이 터지는 지점, 자막의 형태 등이 그렇다.
다른 게 있다면, '불타는 트롯맨'에서 오픈 상금제와 국민 투표제를 도입했다는 것이다. 오픈 상금제는 심사위원이 버저를 누를 때마다 적립되는 방식. 기본 상금 3억 원에서 시작돼, 출연자가 등장할 때마다 기하급수적으로 상금이 늘어난다. 특히 천장에 상금통을 마련해 곧바로 상금이 쌓이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다. 해당 방식은 '오징어 게임'을 연상케 한다.
국민 투표제는 투표단이 된 관객이 참가자에게 투표를 행사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들은 올인을 받지 못한 참가자 중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투표해 패자부활 시킨다. 투표단이 직접 참가자, 심사위원과 소통하며 현장감을 높인다. 투표단과 심사위원 사이 작은 기싸움이 벌어지는 건 예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미스터트롯2'에는 익숙한 안정감이 있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미스트롯2'에 이은 네 번째 시즌인 만큼, 시청자들이 가장 익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 익숙한 MC와 심사위원의 조합과 포맷은 안정적이다. 타깃 시청층이 5060 세대인 만큼, 익숙함이 가장 큰 무기가 될 것이다. 또 상금 5억 원의 규모는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또 다른 경쟁력은 '미스터트롯2'에 익숙한 얼굴이 대거 등장한다는 것이다. '미스터트롯' 출신 노지훈부터 가수 성민, 배우 한정수, 타 프로그램에서 성적을 낸 진해성, 박서진, 안성준 등으로 초반 화제성을 잡을 수 있다. '불타는 트롯맨'이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겠다며 MZ 세대를 앞세운 것과는 다른 결이다.
시청률에서 승기를 잡은 건 '미스터트롯2'다. '미스터트롯2'는 시청률 20.2%(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기준)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미스터트롯'이 12.5%로 첫 방송을 시작한 것에 비해 7.7%P 높은 수치다. '미스터트롯'은 5회부터 시청률 20%를 넘겼다. '불타는 트롯맨'은 8.3%로 출발했다. 해당 수치는 MBN 창사 이래 첫 방송 사상 최고 기록으로 괄목할 만한 성적이다.
이제 막 첫 방송을 했을 뿐, 경쟁의 끝은 누구도 알 수 없다. 어떤 프로그램이 풍성한 미션을 만드느냐에 따라 시청자들의 선택도 달라진다. 가장 큰 관건은 누가 먼저 스타를 배출하냐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최종 목표가 스타 탄생인 만큼, '불타는 트롯맨'과 '미스터트롯2' 중 송가인, 임영웅에 버금가는 스타를 만든 프로그램이 최종 승기를 잡게 된다. 최후에 웃을 수 있는 프로그램은 무엇이 될지 지켜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