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특별수사본부가 불법 증축으로 참사에 영향을 줬다는 지적을 받는 해밀톤 호텔 소유주 일가의 비리 혐의를 포착해 수사 중이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특수본은 최근 이 모(75) 해밀톤 호텔 대표이사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특수본은 호텔 측이 실제 업무와 무관하게 급여를 지출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뒤 로비 자금으로 썼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법인카드 결제내역 등 자금 흐름 전반을 추적 중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불법 건축물이 수년째 방치되고 있었기 때문에 로비가 있었는지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수본은 수사 초기부터 해밀톤 호텔이 불법 구조물을 오랜 기간 유지하면서 용산구청 등 행정기관 공무원과 유착했는지도 수사 대상이라고 언급해왔다. 해밀톤 호텔은 불법 구조물을 철거하라는 용산구청의 통보에도 2014년 이후 5억 원이 넘는 이행강제금만 내며 철거를 미뤘다.
특수본은 지난달 초 호텔 본관 주변에 불법 구조물을 세우고 도로를 허가 없이 점용한 혐의(건축법·도로법 위반)로 이 대표를 입건하고 소환 조사한 바 있다. 특수본은 해밀톤 호텔 회계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사내이사와 감사로 각각 등재된 이 대표의 모친 강 모(94)씨와 아내 홍 모(70)씨에게 수 년 동안 급여 명목의 회삿돈이 비정상적으로 지급된 정황을 확인했다.
특수본은 주말 동안 피의자 조사 없이 26일 열리는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최원준 용산구청 안전재난과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준비에 주력했다. 특수본은 지난 23일 구속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경정)을 상대로 보강조사를 한 뒤 29일 또는 30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구속 직후 주말인 24∼25일에는 이들을 조사하지 않았다. 특수본은 박 구청장 등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대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