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정책 갈등 커지는 美…부통령 집 앞에 이민자 또 떨궈

텍사스주 혹한에 '이민자 밀어내기'
타이틀 42 폐지 앞두고 긴장 고조

2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에서 이민자를 수용할 임시거처가 부족해지자 국경순찰대로부터 풀려난 이민자들이 수일동안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미국 내 불법 이민자 문제가 미국 정치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유화적 이민 정책에 대한 공화당 측의 반발이 날로 거세지는 가운데 공화당 소속 텍사스 주지사가 이민자들을 버스에 태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관저 앞으로 또 강제 이송하는 등 불법 이민자 정책에 대한 정치적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전날 저녁 130여 명의 불법 이민자를 태운 버스 3대가 워싱턴DC 해리스 부통령 관저 앞에 도착해 이들을 내려주고 떠났다. 1989년 이후 두 번째로 추운 크리스마스 이브였지만 일부 이민자들은 반팔 차림이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민자들은 소식을 접한 한 지역 구호단체에 의해 인근 교회로 이송됐다.


구호단체에 따르면 부통령 관저로 버스를 보낸 이는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다. 애벗 주지사는 멕시코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자가 증가하는 데 반발해 올 9월에도 텍사스로 유입된 불법 이민자들을 버스에 태워 부통령 관저 앞으로 보낸 바 있다. 같은 달 공화당의 차기 대선 후보로 떠오르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베네수엘라 불법 이민자 약 50명을 전세기에 실어 북동부 휴양지로 보냈다.


백악관과 민주당은 공화당 주지사들의 이 같은 행태를 강력 규탄했다. 압둘라 하산 백악관 부대변인은 “애벗 주지사는 크리스마스 이브 영하의 날씨에 어린이들을 길거리에 버렸다”며 “잔인하고, 위험하고, 부끄러운” 짓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민 정책을 둘러싼 갈등은 트럼프 전 행정부 당시 시행된 '타이틀 42' 폐기를 앞두고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타이틀 42'는 코로나 19 확산 위험을 명분으로 불법 이민자의 즉각 추방을 허용한 행정 명령이다. 이 정책은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에도 유지됐으나 지난달 워싱턴DC 연방법원이 12월 21일부로 기한 종료를 명령했다. 다만 연방대법원이 일부 공화당 주 정부 요청에 따라 폐지를 일시 보류하고 심의에 착수하면서 지금도 명령이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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