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북미 자회사 ‘왓패드’ 웹소설을 처음으로 웹툰화해 국내에 선보인다. 경쟁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북미 자회사 ‘래디쉬’의 웹소설을 국내 웹툰으로 제작해 이달부터 연재 중이다. 양사가 지난해 수천억 원을 들여 인수한 웹소설 플랫폼과 국내 플랫폼 간 시너지가 본격적으로 창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왓패드 웹소설 ‘Night Owls & Summer Skies’의 웹툰 버전을 국내 네이버웹툰에 내년 중 론칭하기로 확정했다. 미국 최대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의 지식재산권(IP)에 기반한 작품이 국내 네이버웹툰에 소개되는건 이번이 첫 사례다. 원작 웹소설은 왓패드에서 조회수 66만 회를 기록한 인기작으로, 왓패드 웹소설 중 처음으로 웹툰화돼 지난 9월부터 북미 네이버웹툰에 연재 중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래디쉬 로맨스 웹소설에 기반한 웹툰 ‘오빠 베프와 데이트하기’를 지난 20일부터 국내 카카오페이지·웹툰 페이지에서 연재 중이다. 래디쉬 웹소설을 국내 웹툰으로 제작한 것 역시 이번이 첫 사례다. 회사 측은 “국내 글·그림 작가를 붙이고, 주인공 이름을 바꾸는 등 국내 흥행을 위해 대대적인 현지화 작업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두 사례 모두 해외 웹소설을 처음으로 국내 웹툰으로 제작한 사례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여태껏 국내 흥행 IP를 해외에 수출하는 데 주력했다면, 이젠 역으로 해외에서 히트친 IP를 국내에 선보이며 IP 선순환을 구축해냈다는 분석이다.
콘텐츠 ‘역수입’까지 할 수 있게 된 건 양사가 지난해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통해 해외에서도 양질의 원천 IP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6600억 원을 들여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를 인수했고, 카카오엔터는 타파스(웹툰)·래디쉬(여성향 웹소설)·우시아월드(남성향 웹소설)를 1조1450억 원 가량에 인수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는 지난해 글로벌 최대 스토리텔링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해 거액을 들여 북미 플랫폼을 인수했다”며 “국내 플랫폼과 해외 플랫폼 간 시너지가 이제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사는 이번 사례를 시작으로 국내 플랫폼과 해외 플랫폼간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네이버웹툰은 오는 27일부터 북미 네이버웹툰에 연재됐던 ‘Everything is Fine’을 국내 네이버웹툰에 연재할 예정이다. EIF는 조회수 8270만 회에 달하는 초흥행작으로, 올해 미국 주요 만화 시상식인 ‘하비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카카오엔터 또한 래디쉬 1위작인 ‘The Billionaire’s Surrogate’와 인기 로맨스 판타지 작품 ‘My Pirate Prince’도 웹툰으로 제작해 내년 상반기 중 카카오페이지·웹툰에서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