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상장사가 매출은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줄고 이자 부담은 커져 내실이 부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경기 둔화가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데이터평가와 함께 1612개 상장사의 올해 3분기까지 재무 상황을 부문별로 분석한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상의는 이번 연구 결과에서 기업들의 수익성·안정성·활동성은 일제히 나빠졌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상장사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0% 증가했다. 매출이 14.0% 증가한 지난해에 이어 성장세를 유지했다. 다만 성장 속도는 다소 둔화했다. 총자산은 2분기 누적 대비 2.8%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총부채도 4.4% 상승했다. 분석 대상 기업의 합산 총자산은 39조 원 늘었는데 총부채는 40조 원이나 증가해 부채 증가액이 자산 증가액을 앞질렀다. 또한 외부 차입 증가로 전체 기업의 3분기 누적 부채 비율(81.4%)과 차입금 의존도(19.4%)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각 74.2%, 18.9%)보다 증가했다. 부채 비율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치다.
누적 영업이익 증감률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 53.5%였지만 올해 -7.2%를 기록했다. 특히 대기업이 같은 기간 58.3%에서 -12.5%로 감소 폭이 컸다. 같은 기간 금리 폭등으로 기업이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은 지난해보다 22.3% 증가했다. 조사 대상 기업의 발생 이자 비용은 1분기 2조 6000억 원, 2분기 3조 원, 3분기 3조 5000억 원으로 분기마다 순이자 부담이 4000억∼5000억 원씩 늘었다. 재고 자산도 크게 불어 기업의 활력도 떨어졌다. 3분기 말 기준 총자산에서 재고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6.1%, 2021년 6.6%에서 올해 8.0%로 급증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국내 대기업 가동률이 코로나19 때보다 떨어졌고 기업들은 앞다퉈 내년 목표 실적을 하향 조정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