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우려에 분양 시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단지별 흥행 성패가 크게 엇갈렸다. 특히 시세와 분양가 사이의 간극이 클수록, 또 단지 입지가 좋을수록 ‘청약 한파’가 무색한 경쟁이 펼쳐지는 모습이다.
2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실시한 부산 수영구 남천동 ‘남천자이’ 1순위 청약은 57가구 모집에 3065명이 몰리면서 53.7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광안대교 조망이 가능한 ‘국민평형’ 84㎡A는 1가구 모집에 481명이 몰리며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이외에도 주택형별로 △59㎡A(106.67 대 1) △84㎡B(86.00 대 1) △전용 59㎡(83.00 대 1) △전용 59㎡B(73.00 대 1) △74㎡B(64.50 대 1) △84㎡C(35.55 대 1) △74㎡C(35.18 대 1) △84㎡D(16.88 대 1) 등 모든 면적대가 골고루 양호한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이 단지의 흥행 요인으로는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분양가와 뛰어난 입지가 꼽힌다. 부산 최초로 평(3.3㎡)당 분양가가 3000만 원을 넘기는 등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10억 원 중반대로 책정됐지만 바로 옆에 위치한 재건축 단지 ‘삼익비치타운’ 84㎡의 가장 최근 거래 10억 9500만 원(11층)보다 저렴하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남천자이는 부산에서 가장 입지가 가장 우수하고 바다 앞에 위치해 조망도 좋아 분양가가 저렴하지는 않은데도 불구하고 부산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후분양 단지여서 바로 입주가 가능하고 부산이 비규제 지역이 되면서 각종 청약 규제로부터 자유로워진 점도 흥행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경기도 광명의 두 단지는 분양가와 시세 간 차이가 크지 않아 기대만큼 흥행하지는 못했다. 광명동 ‘호반써밋 그랜드 에비뉴’ 1순위 청약 293가구 모집에는 184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은 0.63 대 1에 불과했다. 특히 9개 주택형 가운데 6개(39·49·59A·74B·74C·84B)는 미달됐다. 이 단지 84㎡의 분양가는 8억 7920만 원(최고가 기준)으로 바로 옆에 위치한 구축 ‘광명해모로이연’ 84.9㎡의 10월 거래 7억 7500만 원(18층)보다 1억 원 정도 비싸다. 철산동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역시 1순위 청약에서 10개 주택형 가운데 3개가 미달되는 등 0.97 대 1의 낮은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 역시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9억 5000만~10억 5000만 원 수준으로 인근 ‘철산래미안자이’ 84㎡의 11월 거래 7억 8000만 원(2층)과 비교했을 때 연식이 오래됐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2억 원 정도 높다.
한편 올해 들어 계속되는 금리 인상으로 아파트 매매 가격은 크게 하락했지만 자재 값과 인건비 폭등으로 분양가는 높게 책정되며 청약 수요가 수그러들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2월 27일까지 진행된 전국 청약 단지의 1·2순위 포함 평균 경쟁률은 7.53 대 1로, 지난해 19.79 대 1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서울(164.13 대 1→10.9 대 1), 경기(28.65 대 1→6.62 대 1) 등 수도권과 집값이 크게 하락한 대구(4.33 대 1 → 0.45 대 1)가 크게 줄었다.
/김경택 기자 tae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