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있다고 두려워해선 안돼" …尹, 北도발 강경대응 주문

'비례성 원칙' 입각 맞대응 강조
"軍, 훈련 안하고 뭐했나" 질타도
29일 국방과학硏 찾아 상황 점검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원자력안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의 무인기가 26일 우리 영공을 침공한 것과 관련해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확실하게 응징 보복하라”고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도 “북한의 (무인기) 한 대에 대해 우리는 2대·3대 올려 보낼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하는 등 ‘비례성 원칙’에 입각해 북한의 도발에 맞대응하겠다는 방침을 확고히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통령 비서실·국가안보실 참모들과의 회의를 주재하고 “(확실한 응징 보복) 이것이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고 말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이번 회의는 이날 예정돼 있던 국가균형발전위원장 등 위촉장 수여식 겸 오찬을 미루고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북한에 핵이 있다고 두려워하거나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우리 무인기가 북한 영토에 침투한 것에 대해서는 확전까지 각오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2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책임자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무인기 대응 관련 보고를 받고 “훈련도 제대로 안 하고 그동안 뭘 한 거냐. 과거에 이미 비슷한 일이 여러 번 있었는데 어떻게 북한 무인기 공격에 대비하는 데가 없을 수가 있나”라며 군의 북한 무인기 격추 실패를 강력히 질타했다. 29일에는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해 드론과 미사일 등 비행 물체에 대한 감시·정찰 요격 시스템, 공격용 미사일 개발 상황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한편 정치권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 보고에서 북한의 무인기 침공과 관련한 질타를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대통령이 재임 기간 서명한 9·19 남북군사합의를 파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9·19 군사합의에서 상호 공중 지역에 대한 비행 금지 구역을 설정한 것을 이제 우리 국방부가 그만하겠다고 얘기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확전 각오’라는 표현에 대해 국민들의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장관은 “확전 각오라는 표현에는 ‘전쟁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게 아니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도발을 억제하도록 하는 각오로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이외에도 대통령실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지 않았다는 점 등도 문제로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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