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9박 10일간의 동남아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 회장은 복합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등 새해에도 경영 잰걸음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30일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면서 출장 성과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별다른 답변 없이 “연말 마지막까지 수고가 많다”고만 말했다. 새해 경영 계획을 묻는 질의에는 “열심히 해야죠”라고만 답했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 21일 베트남으로 출국해 23일(현지시간) 하노이 떠이호 THT 지구에서 열린 삼성전자 베트남 연구개발(R&D) 센터 개소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삼성 R&D 센터는 베트남의 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한·베트남 양국 간 우호 협력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개소식 전후로 하노이 인근 삼성 사업장을 찾아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생산 공장을 살펴보면서 사업 현황과 중장기 경영 전략을 점검한 뒤 임직원을 격려했다.
베트남 삼성 R&D센터는 글로벌 기업이 베트남에 세운 최초의 대규모 종합 연구소다. 대지 면적 1만 1603㎡, 연면적 7만 9511㎡ 규모로 2200여 명의 연구원들이 상주할 예정이다. 2020년 3월 착공해 2년 9개월 만에 준공했다. 베트남 삼성 R&D센터에서는 △스마트 기기 △네트워크 기술 △소프트웨어 등을 연구하게 된다. 삼성은 현재 글로벌 생산 거점 역할을 하고 있는 베트남을 종합 R&D까지 수행하는 ‘글로벌 전략 거점’으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이 회장은 이후 삼성SDI 말레이시아 법인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 주요 거점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이번 동남아시아 출장, 6월 유럽, 9월 중남미·영국, 12월 초 중동 등 올해 공식적으로만 4차례나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8·15 복권, 10월 회장직 취임 등을 계기로 글로벌 인사들과 우호를 다지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이 회장은 경기 둔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새해에도 신성장동력·인재 확보에 광폭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와 함께 다음 달 2일 서울 코엑스에서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공동 주최로 여는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뒤 같은 달 16∼20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 포럼에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