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5% 예금금리 보기 힘들 것…대출금리도 소폭 하락 예상"

■4대은행 PB·투자전략센터장 '상반기 금리 전망'
기준금리, 美 물가 변수 따라
3.5%~3.75%까지 오를 전망
당국 금리경쟁 자제 압박 계속
예금 가입 땐 시장 유동성 고려
만기 6개월·1년 등 세분화 해야
주담대, 8~9% 갔다가 떨어질 것


올해 상반기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금리와 예금금리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이 올 상반기 최소 한 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이미 금융시장에 선반영된 데다 금융 당국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 권고 영향으로 예금금리 인상 폭이 제한되면서 대출금리 오름세가 주춤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1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 PB센터 및 투자전략팀장들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가계대출금리나 예금금리에 바로 반영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떨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우선 전문가들은 시장의 관측대로 현재 3.25%인 기준금리가 올 상반기 3.5~3.7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이 최종 기준금리 수준을 3.5%로 보고 있지만 PB센터장들은 미국 물가와 거시경제 변수에 따라 3.75%까지 열어놓고 있다. 박현식 하나은행 투자손님지원부 자산관리전략 유닛리더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양 국가 간 기준금리 차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출 때까지는 국내 기준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달 13일 열리는 올해 첫 기준금리 결정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경제성장과 부동산 시장 하방 위험이 커진 만큼 동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씨티은행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3.25%에서 종결될 확률이 60%, 3.5%에서 마무리될 확률이 40%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초 최종금리가 3.5%일 확률을 60%, 3.25%일 확률을 40%로 봤던 것에 비해 3.25%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졌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 전망과 관계없이 가계대출금리와 예금금리는 큰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대다수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예금금리의 경우 올해는 1금융권에서 연 5%대에 육박하는 고금리 예금 상품을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예금금리가 오르면 변동형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 금리도 오르게 돼 결국 대출금리가 인상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금융 당국의 과도한 수신금리 인상 경쟁 자제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도 수신금리의 가파른 인상을 자제하는 대신 각종 수수료 수입을 줄여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릴 계획이다. 송재원 신한은행 PWM서초센터 팀장은 “지난해 11월만 해도 시중은행에서 만기 1년짜리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하면 금리를 5.2%까지 적용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4.6~4.7%까지 빠진 상황”이라면서 “예금금리는 지난해 11월에 최고점을 찍고 내려왔다는 평가가 많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금리에 충분히 반영돼 있어 예금금리가 추가로 많이 인상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1금융권에서 연 5%가 넘는 고금리 예적금은 찾아보기 힘들 수 있다”며 그나마 금리가 높을 때 만기가 긴 예금 상품에 가입할 것을 추천했다. 김현섭 KB국민은행 한남PB센터장도 “시장 유동성을 감안해 정기예금 가입 시 6개월이나 1년·2년 등으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 유닛리더는 예금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이르면 1분기 중 예금금리는 3~4%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면서 “시장금리는 경제 상황을 반영하는 만큼 경기 침체로 시장금리가 떨어지면 예금 금리도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대출금리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4대 은행에서 취급한 주담대(분할상환·만기 10년 이상)의 평균 금리는 5.11~5.71%다. 박형중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대출금리가 많이 오르다 보니 일부 차주는 대출을 갚지 못해 연체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 당국도 대출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현 수준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 같다”고 했다.


올 상반기 이후부터 하향 안정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송 팀장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등이 조금씩 내려가는 상황이라 올 3~4월부터는 대출금리가 내려가는 게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금융 당국이 은행권에 과도한 대출금리나 예금금리 인상 자제를 권고한 만큼 기준금리가 올라도 주담대 금리가 10%까지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올해 주담대 금리는 8~9%까지 근접했다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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