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 라인이 왕이 공산장 중앙정치국 위원과 친강 전 주미 대사로 새롭게 갖춰졌다. 평소 강경 발언으로 유명하고 중화 사상의 우수성을 강조해온 인물들인 만큼 대미 외교의 선명성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중 관계를 비롯한 동북아 정세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된다.
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위원은 외교 라인의 최고위직인 공산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으로 올라섰다. 그는 이날 발행된 중국 공산당 이론지 치우스 2023년 1호에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명의로 글을 게재했다.
그는 '민족의 부흥에 뜻을 두고 인류 운명을 가슴에 품으며 중국 특색 대국 외교의 새로운 여정을 위해 용감하게 나아가자'는 제목의 글에서 정상외교와 핵심 업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평등·개방·협력의 글로벌 동반자 관계를 적극 확대하며 개방형 세계 경제 건설을 추진하고 국가 이익과 민족의 존엄을 결연히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위원은 지난해 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중국 공산당 서열 24위권인 중앙정치국 위원에 올랐다. 외사판공실 주임을 맡았던 양제츠 전 중앙정치국 위원이 은퇴하기로 하면서 왕 위원이 그 자리를 이을 것으로 예상됐다.
당초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외교부장 자리를 후임자에게 물려줄 것으로 관측됐으나 지난달 30일 친강 주미대사가 외교부장(장관급)에 임명됨에 따라 외사판공실 주임으로 올라선 것으로 보인다.
왕이 부장은 1953년생으로 베이징 제2외국어대를 졸업하고 1982년 외교부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주일 중국대사관 참사관과 공사를 지냈고 외교부 아주국 국장, 주일 중국대사관 대사 등을 역임한 ‘일본통’이다. 만 48세에 중국 외교부 사상 역대 최연소 부부장에 올랐고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을 거쳐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인 2013년부터 외교부장으로 활동했다. 왕 위원은 68세 이상은 정치국 교체 때 퇴직한다는 ‘칠상팔하’ 관례를 깨며 시 주석의 신임을 받아 외교 수장에 올랐다.
전인대 상무위원회에 의해 왕 위원의 후임으로 임명된 친강 주미대사는 중국의 공격적 외교를 뜻하는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의 상징적 인물이다.
1966년 톈진 출신인 친 신임 부장은 1988년 외교부에 들어와 주영국대사관에서 3차례 근무하고 외교부 본부에서도 유럽국에만 2차례 근무한 ‘유럽통’이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중국 외교부 예빈국(의전국) 국장을 지내며 시 주석의 해외 순방에 동행하는 등 시 주석을 근접 보좌한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2018년 8월 외교부 부부장(차관)으로 초고속 승진했고 2020년 7월부터 주미대사를 맡았다.
그는 외교부 홈페이지에 올린 취임 인사에서 "국가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확고히 수호하고 전력을 다해 해외 중국 국민과 법인의 합법적 권익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 부장은 중국 외교가 "평화적 발전의 길을 견지하면서 인류 공동의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의 지혜, 중국의 이니셔티브, 중국의 힘을 제공하고, 세계 평화와 발전의 숭고한 사업을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공헌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왕 위원과 친 부장이 취임 일성으로 중국의 부흥을 강조하며 시진핑 3기의 외교가 강경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