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정부가 북한 미사일을 탐지·추적하는 레이더 정보를 수집 즉시 서로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북한이 2022년 마지막 날과 새해 첫날 잇따라 동해상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도발을 이어가자 현재 북한 미사일 관련 정보를 양국이 ‘사후’에 교환하고 있는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보다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서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일 복수의 양국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한국 국방부도 이날 “한미일 3국 정상은 지난해 11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에 대한 각국의 탐지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해당 내용에 합의했다”며 “향후 군은 미일 측과 3자 모두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행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요미우리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인도태평양사령부를 축으로 한일 레이더 시스템을 일부 연결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일본보다 북한에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지상 배치 레이더와 이지스함 등으로 먼저 탐지할 수 있지만 북한 미사일이 일본 인근 해상이나 태평양에 낙하하면 추적에 한계가 있다. 일본은 또 지구 곡면 때문에 북한 미사일이 일정 고도 이상 상승해야 탐지가 가능하다. 북한이 미사일을 쐈을 때 한국과 일본이 미사일 개수와 사거리, 최고 고도 등을 서로 다르게 발표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한국과 일본은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를 거쳐 레이더 정보를 서로 제공할 방침이다. 한국군과 주한미군, 일본 자위대와 주일미군은 이미 각각의 시스템을 서로 연결해 북한 미사일 정보를 공유하고 있지만 한국 측이 북한에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정보를 신속히 제공한다면 미사일 탐지 속도도 그만큼 빨라지기 때문이다.
요미우리는 “한국의 레이더 정보를 즉시 공유할 수 있으면 일본 이지스함 레이더로 북한 미사일의 비행 정보를 빠르게 파악해 요격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북한 미사일이 날아올 때 해당 지역 주민에게 발령하는 피란 경보인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도 더 빨리 발령할 수 있다.
요미우리는 “한일이 북한 미사일 관련 정보의 즉각 공유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일은 역사 문제 등으로 정치적으로 어려운 면도 있지만 미국이 강하게 뒤에서 밀고 있는 영향도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