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위기 대응력이 경쟁력…기본 다지자"

"준비된 역량으로 정면돌파 경쟁력 갖춰 달라"
위기는 재난 막는 레이더…'관점 전환'도 촉구
어려울수록 '고객', '상품'이란 기본 집중해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영상 메시지를 통해 2023년 신년사를 전달하고 있다./사진 제공=신세계

정용진(사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올 한해 유통 산업을 둘러싼 위기를 언급하면서도 불확실성을 기회로 삼는 관점 전환을 당부했다.


정 부회장은 2일 발표한 영상 메시지 형태의 2023년 신년사에서 “위험을 직시하고 준비된 역량으로 정면돌파할 수 있는 위기 대응 능력이 곧 신세계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고(高)가 본격적으로 소비 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고객과의 접점이 큰 리테일 비즈니스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다시 ‘기본’으로 돌아갈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진행된 ‘신세계 유니버스 확대’의 성과를 높게 평가한 뒤 “(올해는) 모든 관계사의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규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진행하는 한편, 수익성이 담보된 사업구조를 만들어 내실을 다지는 데에 집중할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목표 실현을 위한 실천 사항으로 세 가지를 당부했다. 첫째는 ‘고객에게 광적으로 집중하라’다. 이는 정 부회장이 2020년 신년사에서 처음 사용한 후 2021년에 이어 올해까지 벌써 세 번째로 신년사에서 강조한 표현이다. 신세계그룹이 지난 몇 년간 인공지능(AI)와 같은 첨단 기술을 도입하는 등 ‘디지털 대전환’에 대규모의 투자를 이어온 것도 고객에게 집중해 더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무엇을 더 좋아하는지, 어떤 것에 더 반응하는지 꼼꼼히 알기 위해서다. 정 부회장은 “고객에게 광적으로 집중해야 기존 사업의 경험과 가치를 강화하고 미래 신사업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며 고객으로부터 지지를 받아 신세계 유니버스를 더 넓게, 더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당부는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과 대화하라’다. 그는 “백화점은 높은 수준의 안목과 가치를 담은 브랜드로, 이마트는 좋은 품질과 낮은 가격의 상품으로 고객에게 풍요로운 일상을 선사해야 하며, 조선호텔은 품격 있는 서비스를, 스타필드는 끊임없는 즐길 거리를 선보여야 한다”고 계열사마다 추구해야 할 가치를 명확히 했다. 이어 “고객이 열광할 수 있는 신세계 유니버스만의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고객이 새로운 상품, 새로운 서비스와 대화하길 기다리게 만드는 경쟁력을 갖춰 달라”고 각별히 당부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영상 메시지를 통해 2023년 신년사를 전달하고 있다./사진 제공=신세계

마지막으로 강조한 바는 ‘위기 대응의 관점을 바꾸자’다. “불이 나면 누가 불을 냈냐, 누구의 책임이냐 등의 얘기를 하기 보다 먼저 불을 끄는 게 우선”이라고 운을 뗀 정 부회장은 “발생한 위기를 진정성 있게 돌아보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대응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는 단어인 ‘위기의식’이 오히려 다가오는 재난을 막아주는 고마운 레이더 같은 역할을 하고, 위기는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기회가 되기도 한다”며 위기 대응의 관점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정 부회장은 “기본과 본질에 충실할 때 위험과 위기는 도약을 위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재차 ‘기본’을 강조하는 말로 신년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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