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2일 이재명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수뇌부가 뇌물 수사를 받는 노웅래 의원을 두둔하며 자신을 비꼬는 농담을 공개적으로 주고받은 데 대해 "공당이 뇌물 범죄를 비호하는 것이 웃긴가"라고 반문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제가 유머를 참 좋아하지만 국민들이 이것을 보고 정말 웃으셨을까"라며 "먼 옛날이나 먼 나라 이야기면 웃을 수 있겠지만 2023년 우리나라 얘기기 때문에 그냥 괴이할 뿐"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정청래 최고위원, 김성환, 김남국 의원 등은 지난달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돈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 녹음돼 있다"고 말한 한 장관의 발언을 비꼬았다.
이 대표는 당시 "어디서 이상한 소리가 자꾸 들리는데, 김남국 의원 돈 봉투 받는 소리 들리는 것 아니냐"며 "김성환 의원이 김 의원에게 돈 봉투 전달하는 소리 같다"고 한 장관을 비꼬았다. 이에 지도부는 웃음을 터뜨리며 "밥 먹을 때도 부스럭 소리 유의해야 한다", "누구 만날 때 종이 부스럭 소리가 나면 돈 봉투 소리라고 생각할 것" 등 맞장구가 이어졌다.
한 장관은 당시 정 최고위원이 자신을 겨냥해 "미운 일곱 살 같은 오기가 표를 결집하게 했다. 한동훈 땡큐"라고 말한 것에 대해선 "공당이 뇌물 범죄를 비호하는 걸 고마워할 만한 국민들이 계실까"라며 "대체 어느 나라 국민을 대표하는지 묻고 싶다"고 맞받아쳤다.
노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민주당이 그의 불체포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1월에도 회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엔 "공당이 설마 뇌물 범죄의 불체포특권을 유지하려고 그렇게까지 하겠나. 같이 지켜보자"라고 했다.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을 추진하며 여야 수사 균형 문제를 제기하는 데 대해선 "전혀 상관없는 사건"이라며 " 그 사안(김 여사)에 대해서도 오랫동안 철저하게 수사가 진행돼 왔다.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신년사에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한 미국 '제시카법'(아동 성범죄자의 주거지 제한)과 관련해선 "성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큰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것에 국민 불안이 크며 이를 충분히 이해한다"며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구체적인 방향은 차차 말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