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은 삼성전자(005930)가 올 상반기까지 수요급감에 따른 실적 부진을 겪을 것이라며 연간 이익 전망치는 대폭 내려잡았다. 한편 실적 우려를 상당 부분 반영한 주가의 경우 현재 역사적 하단에서 바닥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며 목표주가 7만 8000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3일 하나증권은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67조 3000억 원, 5조 6000억 원 규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6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출하량과 가격 모두 기존 예상을 밑돌면서 실적 하향폭이 커질 것이란 판단이다. 디스플레이 부문 역시 북미 고객사의 생산 차질로 성수기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실적 하회의 주 요인은 수요 급감”이라며 “D램의 가격 하락폭은 기존 25%보다 큰 29%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매출액을 전년 대비 13% 감소한 260조 3000억 원, 영업이익은 53% 줄어든 20조 80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체감되기 시작한 IT제품 수요 급감이 올 상반기까지는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하반기에 수요가 일정 부분 회복한다는 가정은 금리 인상 폭 둔화 가능성과 중국 위드코로나 정책 효과가 실질 수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상황을 상정했다”며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는 구간이기에 보수적인 전망치가 도출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 주가는 바닥을 다진 것으로 평가했다. 올해 실적 전망치 하향이 있었지만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0배로 역사적 밴드 하단에 근접한다. 김 연구원은 “D램 가격 하락폭이 극대화되는 시점이 올 1분기까지는 형성될 것이란 기존 전망을 유지하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목표주가 변경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