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싹쓸이에…'편의점 감기약'까지 동난다

中 코로나19·국내 독감 확산
최근 감기약 판매 25% 증가
세븐, '판콜A' 발주 수량 제한
CU, '판피린정' 발주 일시 중단

편의점 CU에 ‘판콜에이’와 ‘판피린'을 비롯한 감기약 등 안전상비의약품이 진열돼 있다./사진 제공=CU

중국의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이 국내 약국은 물론 편의점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감기약 수요가 급증하자 일부 중국인들이 감기약을 대량으로 구매해 중국으로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및 독감이 동시 유행하면서 일부 편의점에서는 발주 수량을 제한하거나 일시 중단까지 하고 있다.


3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기존에는 발주 수량 제한이 없던 동화약품의 ‘판콜에이(A)’의 1회 발주량을 지난 2일부터 10개로 제한했다. CU에서는 동아제약의 ‘판피린 정’이 최근 제조사의 재고 부족 때문에 일시적으로 발주가 중단된 상태다. 이번 주 중 재개될 예정이긴 하지만 편의점에 들어오는 물량이 유동적이라 또다시 발주가 중단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물량 규모가 큰 약국에서 부족한 상황이 발생하면 편의점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편의점 업계에서 이처럼 감기약 품귀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최근 국내 코로나19 및 독감 유행에 더해 중국인들이 대량으로 감기약을 구매하면서 관련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최근 일주일간 감기약 매출이 직전 주 대비 10% 늘었고, 전월 동기간 대비로는 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CU에서도 감기약이 전주 대비 3.7%, 전월 동기간 대비 13.9% 더 판매됐다.


지난 2012년 안전상비의약품을 약국 이외 장소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약사법이 개정되면서 편의점에서는 판콜에이, 판피린 정 등 감기약을 판매하고 있다. 다만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무제한으로 구매하지 못하고 1회 1개의 포장 단위로만 구매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편의점에서의 감기약 사재기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여러 편의점을 돌아다니면서 구매할 경우 이 같은 구매 제한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말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공문을 보내 소속 회원, 관련 업체 등에 감기약 과량 판매 근절을 요청했다. 편의점 감기약 수급 관리에 나서며 중국발 감기약 이슈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대한약사회에도 공문을 보내 감기약 판매 관련 협조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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