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심' 잡은 K게임…日 수출액 1조 역대급

2021년 수출 상승폭 6.7%P 기록
유럽·북미 제치고 비중 가장 커
中 판호 가뭄에 수출 다각화 결실
리니지W 등 MMORPG 매출 성과
서브컬쳐 개척으로 영향력 확대


한국 게임의 일본 수출이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고 수출액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주요 시장이었던 중국이 ‘사드 사태’ 이후 문을 굳게 잠그면서 수출 다변화를 모색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일본에서 흥행이 쉬운 서브컬쳐 게임 부문에서 국내 업체들이 흥행작을 내놓고 있어 향후 비중이 더 확대될 것이란 지적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2일 발간한 ‘2022대한민국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게임 수출 비중이 가장 가파르게 늘어난 국가는 일본으로 나타났다.


전체 게임 수출액에서 대일본 시장 비중은 전년 대비 6.7%포인트(P) 증가해 모든 나라 중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유럽(4.3%P), 북미(1.4%P), 홍콩(0.3%P)이 뒤를 이었다. 일본의 경우 연 수출액도 1조 1583억 원(9억 1065만 달러)을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본 수출을 부문 별로 보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모바일 게임은 3년 연속 뒷걸음질 치다 2021년 들어 6.6%P(3.5%→10.5%) 늘면서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PC게임의 경우도 6.6%P(3.3%→9.9%) 증가해 3년 만에 하락세를 끊었다.


K게임의 일본 공략이 반전을 이룬 것은 수년간 이어온 중국 판호 가뭄에 대한 돌파구로 풀이된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게임 시장인 중국은 여전히 1위 수출처지만 지난 2017년 중반부터 중국 내에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는 허가인 판호 발급이 간헐적으로 이뤄질 뿐 정상화되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2018년 국내 게임 수출의 40%를 넘게 담당했던 대중 수출은 2021년에 34.1%로 주저앉았다.


줄어든 중국 수출을 만회해야 하는 국내 기업들은 북미, 동남아와 더불어 일본 시장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일본은 세계 3위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게임사들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 곳이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위주인 국내 산업과 장르 지형이 다르고 자국 게임에 대한 선호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MMORPG 장르 게임을 필두로 일본 시장 개척이 속도를 내기 시작하며 국내 게임도 하나 둘 매출 순위권에 오르기 시작했다. 엔씨소프트(036570) 관계자는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 다양한 IP를 꾸준히 서비스하고 있으며, 지난해 리니지W가 모바일 매출 톱10에 이름을 올리는 등 매출 측면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엔씨소프트

그간 국내 게임사들의 장르 다변화 노력과 맞물려 향후 대일 수출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특히 일본에서 인기 있는 서브컬처 부문에서 국내 게임사들이 흥행작을 내놓고 있어 기대가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해는 서브컬쳐 게임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좋은 작품도 많았다”며 “올해에도 기대작 출시를 앞둔 만큼 블루아카이브와 같은 성공 사례가 이어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한국 게임의 일본 시장 영향력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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