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IT회사보다 치밀해야 미래차 성공”

■현대차그룹 신년회서 강조
鄭, 파격적 타운홀미팅 방식 제안
전동화·소프트웨어 투자 밝히며
SMR 등 신사업 분야 확장 포부
“진취적 직원이 인정·보상받아야”
과감한 도전 통한 혁신 주문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새해 경영 전략과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화성=이호재 기자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이 “다가오는 위기를 두려워하며 변화를 뒤쫓기보다 한발 앞서 미래를 이끌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3일 경기 화성시 현대차·기아(000270)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그룹 신년회에서 “2023년을 ‘도전을 통한 신뢰와 변화를 통한 도약’의 한 해로 삼아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려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전동화 △소프트웨어 △신(新)사업 등에 집중 투자하며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신년회 장소를 연구개발(R&D) 핵심 거점인 남양연구소로 택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정 회장은 “올해도 더욱 진화된 차량을 개발, 공급해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을 공고히 할 것”이라며 “소형모듈원전(SMR)과 같은 에너지 신사업 분야로의 확장을 추진하고 더욱 안전한 초고강도 철강 제품 개발과 스마트 물류 솔루션 육성에 박차를 가해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지속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등 다양한 신사업 영역과 관련한 새해 구상도 공개했다. 우선 고속도로 자율주행(레벨3) 기능을 탑재한 G90과 EV9을 올 상반기 국내에 출시한다. 북미에서는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을 통해 우버 등과 손잡고 완전자율주행 수준인 레벨4 기술이 탑재된 로보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사람과 사물의 이동 목적에 부합하는 목적기반차량(PBV)을 시장에 선보이고 항공 이동수단인 미래항공모빌리티(AAM) 프로토타입 기체를 개발해 모빌리티 서비스 리더십도 구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 회장은 자유로운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솔선수범의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사람, 매사에 진취적이고 자발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 인정과 보상을 받으며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가 돼야 한다”면서 “자유롭게 일하는 기업 문화, 능력이 존중 받는 일터, 원칙과 상식이 바로 서는 근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역설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 대강당에서 열린 2023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신년 메시지를 발표하고 참석한 직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화성=이호재기자


급변하는 산업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위한 치밀한 기업 문화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정 회장은 “현재 200~300개 반도체 칩이 들어가는 차가 자율주행이 되면 2000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동차 제조 회사지만 어떤 전자 회사나 정보통신기술(ICT) 회사보다도 치밀하고 종합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될 수 있다는 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성적으로 흘러가는 무의미한 일들은 과감하게 중단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인력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면서 “우리 내부의 젊은 구성원 의견이 의사 결정 과정에 적극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올해 신년회는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열린 오프라인 행사로 경영진과 임직원이 소통할 수 있도록 격식을 파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타운홀 미팅 방식의 신년회는 정 회장이 직접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진과 임직원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 회장은 니트와 연한 남색 바지를 입고 운동화를 신은 채 무대에 올라 신년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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