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전기차 리더십 공고히"…현대차 올 판매량 10% 확대 추진 [뒷북비즈]

鄭, 파격적 타운홀미팅 방식 제안
전동화·소프트웨어 투자 밝히며
SMR 등 신사업 분야 확장 포부
“진취적 직원이 인정·보상받아야”
과감한 도전 통한 혁신 주문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신년 메시지를 통해 새해 경영 전략과 방향성에 대해 밝히고 있다. 화성=이호재기자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이 “다가오는 위기를 두려워하며 변화를 뒤쫓기보다 한발 앞서 미래를 이끌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3일 경기 화성시 현대차·기아(000270)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그룹 신년회에서 “2023년을 ‘도전을 통한 신뢰와 변화를 통한 도약’의 한 해로 삼아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려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전동화 △소프트웨어 △신(新)사업 등에 집중 투자하며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신년회 장소를 연구개발(R&D) 핵심 거점인 남양연구소로 택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정 회장은 “올해도 더욱 진화된 차량을 개발, 공급해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을 공고히 할 것”이라며 “소형모듈원전(SMR)과 같은 에너지 신사업 분야로의 확장을 추진하고 더욱 안전한 초고강도 철강 제품 개발과 스마트 물류 솔루션 육성에 박차를 가해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지속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자유로운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솔선수범의 자세로 임하겠다는 게 정 회장의 각오다. 그는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사람, 매사에 진취적이고 자발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 인정과 보상을 받으며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가 돼야 한다”면서 “자유롭게 일하는 기업 문화, 능력이 존중 받는 일터, 원칙과 상식이 바로 서는 근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급변하는 산업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위한 치밀한 기업 문화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정 회장은 “현재 200~300개 반도체 칩이 들어가는 차가 자율주행이 되면 2000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동차 제조 회사지만 어떤 전자 회사나 정보통신기술(ICT) 회사보다도 치밀하고 종합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될 수 있다는 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성적으로 흘러가는 무의미한 일들은 과감하게 중단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인력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면서 “우리 내부의 젊은 구성원 의견이 의사 결정 과정에 적극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신년회는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열린 오프라인 행사로 경영진과 임직원이 소통할 수 있도록 격식을 파괴한 것이 특징이다. 타운홀 미팅 방식의 신년회는 정 회장이 직접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진과 임직원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 회장은 니트와 연한 남색 바지를 입고 운동화를 신은 채 무대에 올라 신년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각각 394만 4579대, 290만 3619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각각 1.4%, 4.6%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아이오닉 5, EV6를 비롯한 전기차와 주력 신차 판매가 호조를 보인 결과다. 전날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판매 목표를 752만 1000대로 설정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실제 판매 실적(684만 8198대)보다 9.8% 높은 목표치를 제시하며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분명히 했다.


세부적으로 현대차는 올해 국내에서 78만 1000대, 해외에서 354만 대 등 총 432만 1000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3분기 말 반도체 수급난 악화로 애초 제시한 목표치를 401만 대로 하향 조정했지만 올해는 다시 올려잡았다. 기아는 국내 58만 3000대, 해외 260만 4200대, 특수 사업 1만 2800대 등 총 320만 대를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