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오픈톡, 영역 확장…카카오 오픈채팅과 '맞짱'

스포츠 이어 드라마 등에 도입
검색 안해도 포털 오래 머물러
관심사별 맞춤형 광고도 가능

네이버 오픈톡. 사진 제공=네이버

“스포츠뿐 아니라 실시간 커뮤니티 니즈가 있는 다양한 서비스 영역으로 오픈톡을 확장하겠다. 이용자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중장기적으로는 광고, 커머스(상거래) 등 사업과 연계하겠다.”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밝힌 차세대 커뮤니티 ‘오픈톡’(특정주제 채팅방)이 이달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확장한다. 기존 스포츠를 넘어 드라마·게임 등으로 주제를 넓혀 더 많은 이용자를 끌어모은다는 계획이다. 비슷한 확장 계획을 가진 카카오(035720) ‘오픈채팅’과의 커뮤니티 맞대결도 본격화된다.


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 말 ‘드라마’ ‘취업’ ‘날씨’ 등 3개 주제에 오픈톡 기능을 도입한다. ‘재벌집 막내아들’(드라마 제목) ‘삼성전자 공채’ ‘서울 날씨’처럼 세 주제와 관련된 검색어를 포털에서 검색하면 그에 맞는 채팅방 접속링크, 이른바 ‘진입점’을 검색 결과 상단에 띄우는 방식이다. 이후 ‘빠른 시일 내’ 게임으로도 확장한다. 네이버는 본격적인 확장에 앞서 지난 연말부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일본 여행’ ‘운세’ ‘MBTI’와 그 유형 16가지(INFP 등) 등 소수의 비(非)스포츠 검색어에 오픈톡을 시범 도입하고 있다.


오픈톡은 지난해 9월 스포츠 주제 채팅방으로 출시됐다. 스포츠 팬이라면 누구나 익명으로 참여해 경기 중계 도중이나 전후로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다. 이날 기준 2608개의 채팅방이 개설됐고 지난 카타르 월드컵 기간에는 최다 50만 명의 동시접속 기록(한국 대 가나전)을 세웠다.


초기 정착에 성공한 오픈톡을 다른 주제로 확장하면 이용자들이 특정한 검색 목적 없이 인터넷 커뮤니티처럼 네이버 포털에 머무르도록 하고, 무엇보다 이들을 관심사별로 나눠 모을 수 있다는 점에 네이버는 주목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광고시장 위축 속에서 광고주 수요가 커진 개인 맞춤형 광고를 강화할 수 있고, 네이버 카페로 시작한 ‘중고나라’ 사례처럼 커머스 사업과도 연계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비슷한 방식으로 기존에 학급 등 지인 간 소셜네트워크(SNS)로 서비스해온 ‘밴드’를 비지인끼리 관심사별로 소통할 수 있는 SNS로 키우고 있다. 이 일환으로 최근 계좌번호 없이 네이버페이로 밴드 친구에게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 동호회비 정산 등을 지원하고 있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톡의 개방형 익명 채팅 서비스 오픈채팅을 관심사 커뮤니티로 키우는 중이다.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오픈채팅 검색결과에 네이버·다음 포털 방식의 검색광고를 넣어 수익화를 시작했다. 네이버처럼 카카오페이 송금 기능 추가, 진입점 확대에 이어 최근에는 이용자 소통을 돕는 인공지능(AI) 방장봇을 도입해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상반기 내 카카오톡에서 독립해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 ‘오픈링크’로 출시될 예정이다.


카카오는 불특정 다수에 노출되는 디스플레이 광고의 의존도가 비교적 큰 탓에 네이버보다 실적 악영향도 심했던 만큼, 개인 맞춤형 광고가 가능한 오픈채팅에 특히 공들이고 있다. 유튜브 채널 같은 창작자 플랫폼으로의 응용 등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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