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수교 30년만에 韓 '무역흑자 1위' 부상

현지 진출 늘어…작년 43조 흑자
中, 코로나 봉쇄에 22위로 밀려
'에너지 부국' 사우디 적자 1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2월 22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삼성전자 법인(SEV)을 방문해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베트남이 처음으로 한국의 최대 무역수지 흑자국으로 떠올랐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대(對)베트남 수출은 609억 8000만 달러, 수입은 267억 2000만 달러로 무역수지 흑자가 342억 5000만 달러(약 43조 원)로 집계됐다. 이에 베트남은 지난해 우리 교역국 중 무역 흑자액 1위로 올라섰다. 연간 기준 베트남이 우리의 최대 무역 흑자국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지난해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투자·협력이 강화되면서 흑자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는 베트남에 이어 미국(280억 4000만 달러), 홍콩(257억 9000만 달러), 인도(99억 8000만 달러), 싱가포르(98억 6000만 달러) 순으로 컸다. 대미 수출액은 전년 대비 14.5% 증가해 2017년부터 6년 연속으로 수지가 증가했다.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1098억 2000만 달러로 처음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대표적 신흥 무역 시장인 인도로의 수출액(188억 8000만 달러)도 전년 대비 21.0% 급증했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인도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한국의 무역 흑자국 5위에서 지난해 4위로 한 단계 상승했다. 반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한국의 무역 흑자국 1위였던 홍콩은 지난해 3위로 떨어졌다. 2018년 흑자국 1위였던 중국의 경우 2019년 2위, 2020~2021년 3위였다가 지난해(12억 5000만 달러)에는 22위로 밀려났다. 대중 무역수지가 20위 밖으로 밀려난 것은 1992년 적자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 흑자를 기록한 해 중에서는 지난해가 처음이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지역 봉쇄에 따른 경제성장 둔화로 대중 수출은 감소한 반면 리튬을 비롯한 산업용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대중 수입은 급증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적자 교역국 순위에도 변동이 생겼다. 자원 부국인 사우디아라비아(-367억 1000만 달러)와 호주(-260억 9000만 달러)가 1, 2위에 올랐다. 양국은 각각 우리나라의 원유, 천연가스 최대 수입국이다. 지난해 글로벌 에너지 수급난에 따른 가격 폭등으로 수입액이 늘며 무역수지가 악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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