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전근대적 사고 못벗어난 한국의 현실

■슈트 입은 조선인
이제상 지음, 타임라인 펴냄


서울의 얼굴이기도 한 광화문의 풍경은 조선시대 왕궁과 신식 고층빌딩이 공존한다는 점에서 이채롭다. 광화문을 표지에 내세운 새 책 ‘슈트 입은 조선인’은 제목에서부터 겉으로는 슈트를 입고 있지만 내면의 사고방식과 태도는 중세 조선인의 모습을 한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겨냥한다.


선진국이 됐지만 대한민국은 저출산·고령화, 지방소멸과 수도권 과집중, 입시 위주의 교육과 노벨상 타령, 청년 실업과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불평등과 양극화, 진영논리와 국론분열 등의 고질적 문제들을 안고 있다. 언론인 출신이며 대구광역시 경제보좌관을 지낸 저자는 그 원인을 “한국 사회의 내부 구조와 한국인의 내면에 전근대적인 문화와 사고방식이 뿌리박혀 있기 때문”이라며 “전체주의적이고 민족주의적이며 집단주의적”이라고 맹렬하게 비판한다. 외양만 현대식이고 제도는 근대라지만 의식은 중세 조선에 가깝다며 “오늘날 한국을 ‘후조선’이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다”고 꼬집는다.


4부 11장으로 구성된 책은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미래 비전을 제시한다. 저자는 “대한민국은 근대 이전의 조선과 같은 ‘수직사회’에서 근대화를 완성한 ‘수평사회’로 진화해야 한다”면서 “수평사회로 가는 길은 ‘자립,자생,자치’란 가치가 한국인의 내면의식에 자리 잡고, 일상생활에 뿌리내리며, 헌법과 법률에 제도화되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2만3000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