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중국대사관, 韓 국회대표단 대만 방문에 "강력 항의"

"이미 한국 측에 엄정 항의 표했다"
정부 "하나의 중국 존중 입장 유지"
"의원들 개별 활동…언급 부적절"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브리핑하는 모습./연합뉴스


주한 중국대사관이 5일 한국 국회의원 대표단의 최근 대만 방문에 대해 “중국은 결연한 반대와 강력한 항의를 표한다”고 했다. 대사관은 이날 대변인 명의 입장문을 통해 “중국은 이미 한국 측에 엄정한 항의를 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사관은 한국 의원단의 대만 방문과 관련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한 수교 공동 성명의 정신에 심각하게 위배되고 중한 우호 관계의 발전에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측이 이번 사건의 위해성을 확실히 인식하고 악영향을 해소할 수 있는 조치를 적시에 취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한 수교 공동 성명’의 정신을 성실히 지키면서 대만 지역과 어떠한 형태로든 공식적인 교류를 하지 않고 실제 행동으로 중한관계의 전체 국면을 수호할 것을 엄숙히 촉구한다”고 피력했다.


대사관이 언급한 한중 수교 공동성명 3항에는 ‘대한민국 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중국의 유일 합법 정부로 승인하며 오직 하나의 중국만이 있고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중국의 입장을 존중한다’고 적혔다. 이에 대사관은 “한국의 중국에 대한 엄숙한 약속”이라며 “중한 수교와 양국 관계 발전의 정치적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대사관은 또 “한국 국회 부의장은 한국 정부의 대외적 약속을 마땅히 인지해야 한다”면서 “이번 대만 지역 무단 방문은 한국이 중국에 대한 약속을 위반한 것으로 ‘대만독립’ 세력에 심각한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중한 우호의 정치적 기반을 훼손하며 위험성이 매우 높아 중한관계에 심각한 충격을 주게 될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국회의원의 개별 활동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언급할 사항이 없다”며 “우리 정부는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고, 중국 측도 이런 우리 입장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원의 개별 활동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추가적으로 언급할 사항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 당국자는 ‘한국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방문한 데 대해 중국대사관이 한중관계를 언급하며 강력 경고하는 게 적절한 대응이냐’는 지적에는 “주한 중국대사관의 어떤 조치 등에 대해 일일이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당국자는 또 ‘대만 외교부는 한국이 지지를 표시했다고 밝혔는데 그들의 해석일 뿐이냐’는 물음에 “그렇게 보시면 좋을 것 같다”고도 답변했다.


앞서 대만 외교부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통해 “한국 국회의원 대표단과 조경태 한국·대만 의원친선협회장이 28일부터 31일까지 대만을 방문했다”고 발표했다. 정우택 국회부의장과 이달곤 국민의힘 의원,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은 차이잉원 총통과 여우시쿤 입법원장을 만나 면담했고, 대륙위원회를 방문해 대만해협의 긴장과 남북 관계에 대해 논의했다고 대만 외교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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