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하면 송아지 1마리"…어느 초등학교의 '특별한 장학금'

완도화흥초 졸업 선물. 연합뉴스

졸업생에게 장학금으로 송아지 한 마리씩을 주는 초등학교가 있어 화제다. 40년 넘게 송아지 장학금 전통을 이어가는 전남 완도군의 화흥초등학교 얘기다.


화흥초등학교는 오는 6일 졸업식을 앞두고 4일 학생 2명에게 장학금 대신 7개월 된 암송아지 한 마리씩을 전달했다.


화흥초 올해 졸업생은 3명. 이 가운데 2명이 장학금으로 송아지를 받았다. 졸업생 1명은 전학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제외됐다.


송아지를 받은 졸업생 조다연 양은 "장학금으로 소를 받는다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송아지 장학금 전통은 1976년 시작됐다.


화흥초 졸업생들이 인재 육성을 위해 기금을 마련한 뒤 장학회를 만들었다. 당시 귀했던 송아지 6마리를 사서 축산농가에 맡겨 종자 기금으로 불려 졸업생들에게 장학금 대신 송아지를 줬다. ‘장학금 약정서’에는 ”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고교 이상을 수학시켜야한다”는 조건도 담았다. 지금까지 240여 마리의 송아지가 학생들에게 전달됐다.


이러한 전통이 47년간 이어질 수 있었던 까닭은 장학회의 독특한 운영 방식 때문이다. 송아지를 받은 사람들은 3년후 7개월 이상 된 송아지 한 마리를 후배들을 위해 다시 장학금으로 내놓아야한다는 규정이 있다. 송아지는 부모가 직접 키우거나 직접 키울 수 없는 사람들은 축산 농가에 위탁해 사육한다.


최선주 화흥초등학교 전 장학회운영위원장은 "한 때 400명이 넘었던 화흥초였는데 지금은 전교생이 39명까지 줄어들었다. 화흥초등학교 학생 수 감소를 막고 지역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지역민들이 똘똘 뭉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전 위원장은 “내년에는 장학금으로 지급할 송아지가 부족해 동문 등을 대상으로 모금을 통해 해결할 계획”이라면서 “학교가 문을 닫지 않는 이상 송아지 장학금도 지속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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