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첫 휴전 명령…일축한 美 "우크라에 장갑차 지원"

푸틴, 정교회 성탄 기간 36시간 휴전 명령
우크라 "속임수"일축
美·獨·佛 장갑차 지원키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새해 맞이 행사에 참석했던 러시아 어린이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정오부터 7일까지 36시간에 걸쳐 참전 중인 자국 군인들에게 휴전을 명령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물론이고 미국, 영국 측도 “시간을 벌려는 속임수”라며 일축했다. 특히 미국과 독일, 프랑스는 우크라이나의 지상군 보강을 위해 장갑차를 보내기로 했다.


5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정교회의 수장 키릴 총대주교가 “휴전을 하고 크리스마스 휴일을 기념해 달라”고 촉구한 것을 받아들였다. 이날 키릴 총대주교는 "전쟁 당사국이 6일 낮 12시부터 7일 밤 12시까지 휴전을 하고 정교회를 믿는 사람들이 크리스마스이브와 당일 예배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교회는 개신교, 가톨릭의 성탄절보다 13일 늦은 1월7일을 성탄절로 기념한다.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시한부이기는 하지만 전면적인 휴전을 군에 명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우크라이나 측은 위선적이라고 평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5일 심야 연설에서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의 진군을 중단시키고 더 많은 러시아군을 끌어들이려는 속임수"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그(푸틴 대통령)는 지난달 크리스마스와 새해 첫날에도 병원과 유치원, 교회를 폭격할 채비를 하고 있었다"며 "그는 단지 숨을 돌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장관도 "러시아의 휴전은 평화 전망을 진전시키는 것과 무관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영구적으로 군대를 철수하고, 우크라이나 영토의 불법 통제를 포기하며, 무고한 민간인을 상대로 한 야만적인 공격을 끝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독일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경량급 탱크를 지원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전화 통화 직후 공동 언론성명을 내고 미국은 브래들리 장갑차를, 독일은 마더 장갑차를 각각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은 중요한 시점에 있다"며 "우리는 러시아의 공격에 저항하는 우크라이나인을 돕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과 독일은 우크라이나의 지상전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브래들리 장갑차와 마더 장갑차 지원을 검토해왔다. 보병 수송 등에 사용되는 브래들리 장갑차는 25mm 기관포와 토(TOW) 대전차 미사일 등을 장착하고 있어 경량 탱크급 전투역량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성명은 이들 장갑차의 지원 규모를 적시하지 않았지만, 복수의 미 당국자는 브래들리 장갑차의 경우 50대가 지원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는 미국의 이번 장갑차 제공은 6일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28억 달러(3조5700억 원) 규모의 추가 무기 지원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이번 지원에는 우크라이나가 요구해온 M1 에이브럼스 전차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 외에 프랑스도 AMX-10 RC 경량탱크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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