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이민에 단호해진 바이든…"즉각 추방 확대"

"미국 국경에 나타나지 말라는 것"
쿠바·아이티 등 4개국에도 적용
월 3만명 하법 이민 수용 약속도
재선도전 앞두고 약점 해소 포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불법 이민자 문제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불법 이민자 즉각 추방을 허용하는 ‘타이틀 42’를 확대 적용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민 문제에 대해 달라진 해법을 제시함으로써 2024년 재선 도전의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의 이민 시스템은 붕괴됐다”며 “쿠바와 니카라과·베네수엘라·아이티 등 4개국에서 멕시코를 통해 국경을 넘는 이들이 불법 이민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법원 결정으로 타이틀 42가 유지되는 한 정부는 이를 이용할 것”이라며 “예산이 통과돼 이민 시스템을 완전히 고치기까지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기존 멕시코 및 베네수엘라, 일부 중미 국가에서 미국 국경을 넘어온 불법 이민자에게 적용한 타이틀 42를 니카라과·쿠바·아이티 국민에게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신 이들 3개국과 베네수엘라 등 4개국 국민의 합법적인 이민을 매월 3만 명씩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 메시지는 미국 국경에 그냥 나타나지 말라는 것”이라며 “당신이 있는 곳에 머물고 그곳에서 합법적으로 이민을 신청하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발표에 대해 “공화당의 분열로 하원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최대 정치적 약점인 이민자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10일 멕시코에서 열리는 북미 3국 정상회의에 앞서 8일 멕시코 국경도시를 방문해 불법 이민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임을 밝힐 계획이다.


타이틀 42는 2020년 3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보건법 조항을 근거로 육로 국경을 무단으로 넘은 불법 입국자를 난민 심사 없이 즉각 추방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대책 완화를 지시하면서 국경 지역에 불법 이민자들이 대거 몰려 골머리를 앓아왔다. 이 정책은 워싱턴DC 연방법원이 종료를 명령하며 폐기되는 듯했으나 보수 우위인 대법원이 최종 결정 전까지 정책을 유지한다는 판결을 내리며 효력을 지속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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