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문재인 정부 당시 주요 국가 통계가 왜곡됐다는 의혹에 연루된 강신욱 전 통계청장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강 전 청장의 통계 왜곡 의혹 고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앞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강 전 청장을 통계법 위반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강 전 청장은 지난 2018년 가계동향 표본집단과 조사 방식 등을 임의로 개편해 소득 양극화가 개선된 것처럼 통계를 왜곡해 발표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통계청은 2018년 1·2분기 가계동향조사에서 1분위 가구(하위 20%) 소득이 전년보다 각각 8%, 7.6% 감소한 것으로 발표했다. 소득분배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통계 결과가 나온 뒤 황수경 당시 통계청장이 취임 13개월 만에 교체되면서 경질 논란이 불거졌다.
황 전 청장의 퇴임 후 강 전 천장이 취임하면서 통계청은 가계동향 표본집단과 조사 방식을 개편했다. 통계청은 당시 소득 부문을 폐기하려고 했지만 개편 입장으로 선회하고 5500개였던 표본가구를 8000가구로 확대했다. 이후 표본집단 가운데 저소득층 비율을 의도적으로 줄여 2019년 3분기 ‘5분위 배율’을 5배에서 4배 수준으로 낮췄다는 의혹이 일었다. 5분위 배율은 값이 작을수록 소득분배가 개선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강 전 청장과 황 전 청장을 조사한 감사원은 문 정부 당시 소득주도성장과 부동산 가격, 고용 등 3개 주요 통계가 의도적으로 왜곡됐고 청와대가 이에 개입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