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마약왕 ‘엘 차포’의 아들이자 마약 펜타닐 유통·밀매 마약조직 실권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군·경과 범죄자 등 최소 29명이 사망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루이스 크레센시오 산도발 멕시코 국방장관은 6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불행하게도 오비디오 구스만 체포 작전 수행 중 국가방위대원 및 군인 10명과 범죄 혐의자 1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군·경 부상자 수도 최소 35명에 달했다. 다행히 민간인 사상자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 국가방위대와 군은 전날 북부 시날로아주의 주도인 쿨리아칸 외곽에서 악명 높은 마약범죄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을 이끄는 오비디오 구스만을 검거했다.
시날로아 카르텔은 총격을 퍼부으며 강하게 저항했고, 검거 과정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차량 250대가 불에 타거나 도난 당했고, 상점 4곳이 약탈 피해를 봤다. 주요 도로는 카르텔 조직원 등에 의해 폐쇄됐고, 조직원들은 오비디오 구스만의 압송을 막기 위해 공항 건물을 폭파하기도 했다.
쿨리아칸 공항에 있던 항공기와 군용기도 카르텔 조직원이 쏜 기관총에 맞아 급히 착륙하는 아찔한 상황도 이어졌다.
군은 무장화기를 실은 수십대의 카르텔 차량에 맞대응하기 위해 블랙호크 헬기를 띄웠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자신의 의무를 다하려다 많은 이가 순직하는 등 인명 손실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국가방위대와 군은 무고한 희생자가 없도록 책임감 있게 행동했다"고 강조했다.
‘생쥐’라는 별명을 가진 오비디오 구스만은 종신형을 받고 미국에서 수감 생활 중인 마약왕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의 아들이다. 그는 부친 대신해 악명 높은 마약 밀매 조직인 시날로아 카르텔을 다른 형제와 함께 이끌어왔다.
특히 이 카르텔은 미국에서 연간 10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펜타닐의 주요 공급처 중 한 곳이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도 요주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다만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번 체포 작전이 다음 주로 예정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멕시코 방문과 연관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작전에 미국 기관의 개입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오비디오 구스만은 체포 직후 압송돼 멕시코주 알모라야데후아레스에 있는 멕시코 최고 수준 보안 시설인 알티플라노 교도소에 수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