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저출산 대책의 상세한 초안을 3월까지 마련할 것을 담당 각료에게 지시했다.
7일 요미우리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전날 오구라 마사노부 저출산대책담당상을 좌장으로 하는 저출산 관계부처 회의체를 만들어 논의를 시작하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오구라 저출산상에게 "아동 예산 확대를 위한 큰 틀을 제시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물론 전문가도 참여하는 이 회의체는 아동수당 등 경제적 지원 강화, 아동 보육과 산후 돌봄 등 육아 지원 확충, 근무 방식 개혁 등을 협의한다.
요미우리는 세 가지 주제 가운데 아동수당 확대와 재원 확보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정부는 현재 중학생 이하 영유아, 어린이, 청소년에게 1인당 매월 1만∼1만5000 엔(약 9만5000∼14만3000원)을 지급하고 있다.
다만 세대주의 소득이 높으면 적은 금액을 수령하거나 아동수당을 아예 받지 못한다.
저출산 회의체는 아동수당 증액과 소득 제한 재검토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집권 자민당은 둘째 자녀에게는 매월 최대 3만 엔(약 29만원), 셋째 이후 자녀에게는 최대 6만 엔(약 57만원)을 지급하는 안을 지난해 제시한 바 있다.
문제는 방위력 강화를 위해 대폭 증액하기로 한 방위비 재원 조달 방안을 확정하지 못한 일본 정부가 저출산 대책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도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아마리 아키라 전 자민당 간사장은 지난 5일 저출산 재원과 관련해 "소비세도 포함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민당 아베파 의원들은 방위비 재원을 위한 증세에도 반대하는 기류가 있어 소비세 증세가 실제로 이뤄질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의 지난해 출생아 수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80만 명 아래로 떨어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인구 감소 속도도 예상보다 빠른 편이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지난 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저출산 문제를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로 꼽고 '이차원'(異次元)의 대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차원'은 '새로운 차원', '기존과는 다른 대담한'을 뜻한다.
일본 정부는 저출산 대책을 6월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되는 '경제 재정 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에 담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