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 핀테크 자회사 앤트그룹의 지배권을 상실했다. 이번 지배 구조 변경으로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 재개 작업이 또 다시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앤트그룹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마윈의 지배권 상실을 골자로 한 지분 조정 결과를 발표했다. 마윈이 보유한 앤트그룹 의결권은 50% 이상에서 6.2%로 쪼그라들었다. 마윈은 앤트그룹 지분 보유율이 10% 남짓이지만 관련 법인을 통해 그룹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해왔다. 하지만 지분 조정 과정에서 마윈이 직·간접적 지분을 대폭 청산한 것으로 해석된다. 앤트그룹은 “직·간접 주주가 앤트그룹에 대해 단독 또는 공동 지배권을 갖는 상황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며 “이번 조정으로 앤트그룹 지분 의결권이 더욱 투명해지고 분산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앤트그룹은 2020년 10월 마윈이 공개 석상에서 중국 금융을 ‘전당포 영업’에 비유하며 쓴소리 한 ‘설화 사건’을 계기로 중국 당국의 심한 견제를 받아왔다. 이 사건 직후 상하이와 홍콩에 동시 상장해 350억 달러(약 44조원)를 확보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것을 시작으로, 알리바바그룹 전반이 고강도 빅테크 규제의 표적이 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지배권 변경으로 앤트그룹의 상장 재개 시점이 1년 이상 더 미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금융당국 규정상 지배권이 변경된 기업은 2~3년이 경과해야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할 수 있으며, 홍콩증권거래소도 1년 이상의 대기 기간을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디지털 경제 활성화를 주도하는 플랫폼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조한 만큼 미운털이 박힌 마윈의 지배권 상실이 앤트그룹의 IPO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