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아버지의 공이 인정됐다’며 아흔 살이 넘으신 어머니가 참 많이 우셨습니다.”
70여 년 만에 한국전쟁 참전 용사 송문희 씨의 화랑무공훈장을 전달받은 아들 송치흥(65) 씨는 8일 이같이 말했다.
부산 사상구는 4일 고인의 배우자 송소순(94세) 씨와 아들 송 씨에게 국방부를 대신해 화랑무공훈장을 전달했다. 참전 용사 송 씨는 1952년 제9사단에서 복무하며 백마고지 전투에 참전했고 이후 북한군과 수차례 싸우다 결국 전쟁 중 총상을 입고 제대했다. 이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무공훈장 서훈 대상자로 결정됐지만 주민등록 전산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탓에 인적 사항을 확인하지 못해 그동안 훈장을 전달받지 못했다.
고인의 가족들은 총상을 입어 상이군인으로 제대한 아버지가 그동안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해 애를 태우고 눈물만 흘려야 했다. 아들 송 씨는 “제대 이후 아버지가 국가유공자를 계속 신청했지만 워낙 어려운 시절이라 증거 부족 등으로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훈장 서훈 대상자였던 것도 몰랐는데 생전에 아버지가 아셨더라면 참 좋았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가족들은 전쟁 이후 부산 서구에서 터전을 잡은 뒤 장사를 하거나 막노동을 하며 어려운 생계를 이어갔다고 한다. 그는 “아버지는 1985년에 돌아가셨는데 그때까지도 한쪽 팔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사일을 하며 평생 고생만 하셨다”며 “어머니 역시 아버지를 안타깝게 여기며 골목시장에서 한평생 채소를 팔아 자식을 키우셨다”고 전했다. 이어 “아흔 살이 넘은 어머니께서 최근까지도 아버지의 공적을 국가가 인정해주지 않는다며 슬퍼하셨는데 지금이라도 훈장을 받게 돼 영광”이라고 털어놓았다. 한편 육군본부는 한국전쟁 이후 무공훈장 서훈 대상자로 결정됐으나 지금까지 훈장을 전달받지 못한 공로자를 찾아 수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