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새벽 1시 28분 인천 강화군 서쪽 25㎞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3.7의 지진에 이어 규모 1.2의 여진이 발생했다. 이후에도 며칠 동안은 여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차 지진의 경우 지진파 중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P파를 토대로 한 자동분석에선 규모가 4.0으로 추정됐으나 이후 추가분석을 거쳐 규모가 3.7로 조정됐다. 애초 규모가 4.0으로 추정돼 지진조기경보가 발표됐고 수도권에 재난문자가 발송됐다. 진원의 깊이는 19㎞로 파악된다.
지진계에 기록된 관측값을 토대로 산출하는 흔들림 정도인 계기진도는 인천에서 4, 서울과 경기에서 3, 강원·세종·충남·충북에서 2로 나타났다. 계기진도 4는 '실내의 많은 사람이 흔들림을 느끼고, 밤이면 사람들이 잠에서 깨기도 하며, 그릇과 창문 등이 흔들리는 정도'를 말한다. 계기진도 3과 2는 각각 '실내 특히 건물 위층의 사람은 현저히 흔들림을 느끼고 정지한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와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은 소수 느끼는 정도'를 말한다.
실제 인천과 경기 지역 뿐 아니라 서울에 거주하는 시민들도 흔들림을 느꼈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최 모(38) 씨는 “침대가 흔들릴 정도로 지진을 체감했다”며 “한밤에 재난문자까지 오니 너무 놀랐다”고 설명했다. 인천에 거주하는 정 모(29) 씨도 “건물 자체가 흔들리는 느낌이었다. 두려웠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본진으로 보이지만 경우에 따라 더 큰 지진이 생길수도 있다며 안전에 주의를 당부했다. 박순천 기상청 지진화산연구과장은 9일 MBC라디오에서 "규모 4 이하의 지진인 경우에는 작은 규모의 여진이 수일 동안 지속 될 수 있고 때로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여진이 발생해서 진동이 감지될 수도 있다"며 안전에 유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오전 2시까지 지진과 관련해 신고 30건이 접수됐다. 한반도와 그 주변 해역에서 규모 3.0 이상 지진이 발생하기는 새해 들어 처음, 작년 12월 1일 이후 약 40일만이다. 규모 3.5 이상 지진이 발생하기는 작년 10월 29일 충북 괴산군에서 규모 4.1 지진이 일어난 뒤 70여일 만이다.
이번 지진은 한반도에도 '지진 안전지대'가 없다는 점을 다시 보여줬다. 인천은 국내에서 디지털 지진계 관측이 시작한 1999년부터 2021년까지 규모 3.0 이상 지진이 단 한 번만 발생했다. 규모 2.0 이상 2.9 미만 지진도 5번이 전부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곳에서 반경 50㎞ 내로 범위를 좁혀 1978년부터 기록을 보면 이 지역에서 이전에 발생한 규모 2.0 이상 지진은 총 32번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는 1989년 6월 20일 규모 3.2 지진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5일 0시 28분 제주 서귀포 해역에서 규모 2.4 지진이, 이어 7일 오전 5시 12분 전남 신안군 흑산도 해역에서도 규모 2.4 지진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