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격차’ 기술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삼성전자(005930)가 지난해 미국에서 8500여 건의 실용특허를 등록하면서 29년 만에 IBM을 끌어내리고 1위에 올랐다. LG(003550)도 4300여 건의 특허 등록으로 3위에 오르면서 미국 특허 취득 ‘3대 기업’ 중 2곳을 한국 기업이 차지했다.
9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특허 전문 법인 해리티앤드해리티는 ‘해리티 특허 분석’ 통해 올해 미국 내 특허 기업 현황을 전했다.
해리티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8513건의 미국 실용특허를 등록해 1위에 올랐다. 2위는 4743건을 등록한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IBM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꾸준히 매년 8000건 이상의 특허를 등록했다. 올해 등록한 8513건은 지난해(8517건)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특허는 비주얼 디스플레이 시스템과 음성 통신 분야에서 많았다.
지난해 1위(8540건)였던 IBM은 올해 특허 취득이 3797건(44.3%) 줄어들면서 2위로 한 단계 내려왔다. IBM은 29년 동안 이 순위에서 1위를 놓친 적이 없었다. 회사가 1996년 이후 벌어들인 지식재산권(IP) 수입만 270억 달러(약 34조원)를 넘는다. 하지만 올해 반도체·하드웨어·메모리 등에서 특허 등록 숫자가 크게 줄면서 결국 삼성전자에 1위를 내줬다.
LG는 지난해(4388건)보다 5% 늘어난 4580건으로 3위를 지켰다. 일본의 도요타자동차(3056건), 캐논(3046건)이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경쟁을 하고 있는 대만의 TSMC는 3038건으로 6위였다.
이번 미국 특허 순위에서는 중국 IT 기업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화웨이는 전년 대비 3% 증가한 3023건으로 7위에 이름을 올렸다.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는 2021년과 비교해 84% 많은 특허를 취득했다. 이번에 집계된 300대 특허 기업 중 5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인터넷 기업 바이두의 취득 건수도 43% 늘어났고 알리바바(37%)와 텐센트(24%)의 증가율도 높았다.
해리티 분석의 책임자인 로키 번드슨은 “몇 년간 중국에서 특허 출원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이런 회사들이 점점 더 많이 미국 사업에 나서고 있어 미국 내 특허 수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