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초등학교 저학년에 집중된 돌봄 기능을 고학년으로 확대한다. 운영 시간 역시 오후 8시까지로 단계적으로 늘리고 아침·틈새·일시돌봄 등 여러 유형으로 다양화 해 누구나 원할 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다양한 수요를 반영한 양질의 방과후 프로그램을 제공해 개별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늘봄학교'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초1 에듀케어' 집중지원…고학년도 돌봄=현 정부 교육 분야 핵심 국정과제인 늘봄학교는 방과 후 교육활동을 내실화하고 돌봄의 질을 제고해 교육과 돌봄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정책이다. ‘늘 봄처럼 따뜻한 학교’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번 추진방안은 학부모의 돌봄 부담을 경감하고 모든 학생에게 개별화된 교육과 돌봄을 지원해 출발점 시기의 교육격차를 해소하자는 게 골자다. 교육부-시도교육청 협의체와 학부모, 전문가, 교원, 관련 노조 등의 의견을 수렴해 마련했다.
우선 기존 저학년 위주의 돌봄교실을 1~6학년으로 확대하고 학생·학부모 수요와 사회 변화를 반영한 양질의 미래형·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해 지원을 강화한다. 저학년에게는 단순 돌봄에서 벗어나 기초학력 지원, 예체능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특히 입학 초 조기 하교로 인한 돌봄공백 해소를 위해 3월 초 또는 최대 1학기 동안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놀이·체험 중심의 ‘초1 에듀케어 프로그램’을 운영해 집중 지원한다. 올해 시범운영을 통해 우수모델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고학년을 대상으로는 대학, 기업, 단체, 개인 등 다양한 민간참여를 활성화해 인공지능(AI)·코딩·빅데이터, 소규모·수준별 강좌 등 양질의 방과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정규수업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첨단기술을 활용한 에듀테크 기반의 교수 방법도 도입한다.
특히 스포츠·예술 등 지역자원과 연계한 프로그램도 발굴해 방과후 프로그램을 내실화 한다. 거리·시간·자원 등의 제약이 있는 농산어촌 등의 지역에서는 온·오프라인 강좌를 병행해 지원할 예정이다. 장애학생과 다문화·탈북학생, 저소득층 지원도 확대한다.
◇8시까지 확대하고 다양한 돌봄 유형 제공=선택할 수 있는 돌봄 시간과 장소도 확대된다. 기존 돌봄은 오후돌봄 위주로 운영됐으나 앞으로는 지역별·학교별 여건에 따라 아침·저녁돌봄 등 다양한 유형의 돌봄을 제공한다. 방과후 프로그램 사이 틈새돌봄도 강화된다.
특히 특별한 사정으로 긴급하게 저녁돌봄이 필요한 본교 학생, 돌봄교실 대기자, 방과후 연계 돌봄 참여자 등을 대상으로 오후 5시 이후 하루 또는 일정 기간 돌봄을 제공하는 ‘일시돌봄’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
수요에 따라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저녁 8시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저녁돌봄이 꼭 필요한 학생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영비 및 추가 인건비를 지원한다. 지난해 기준 오후 5시 이후 돌봄교실 운영 교실은 4528실로 전체 1만4970실 중 30.2% 수준이다. 또한 내실 있는 저녁돌봄을 위해 석·간식(도시락 등)과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안전장치 지원 등 안전관리를 강화한다.
과밀·도시지역의 대기수요 해소를 지원하기 위해 시도교육청 주관으로 인근 학교의 돌봄 수요에 공동 대응하는 ‘거점형 돌봄모델’도 도입된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매년 5개소, 총 25개소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시도교육청 인력 120명 전담 배치…2025년 전국 확대=학교 현장의 업무 경감을 위해 그간 단위학교 중심으로 운영되던 방과후 업무를 시도교육청 중심의 지역단위 운영체제로 개편한다. 기존의 시도교육청 방과후학교지원센터를 방과후·늘봄지원센터로 개편하고 시도교육청 공무원 120명을 올해 단위학교의 늘봄학교 업무를 지원할 전담인력으로 재배치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4세대 지능형 나이스(NEIS) 기능을 개선해 방과후학교 수요조사와 회계처리 등 단위학교 업무를 나이스시스템을 통해 지원한다.
지역사회와의 연계·협력도 강화된다. 지역별 여건에 따라 시도교육청과 지자체가 인력, 프로그램, 예산 등의 자원을 공유해 방과후·늘봄학교지원센터를 공동 운영할 수 있으며 지역별 돌봄 초과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마을돌봄도 지속 연계·확대한다. 또한 중앙 단위에서는 관계부처 협의회를 구성해 합동과제를 발굴하고 기존 지역돌봄협의체 기능도 강화해 학교-마을돌봄 및 교육청-지자체 연계 내실화 방안을 모색한다.
교육부는 4개 내외 시도교육청을 시범교육청으로 선정해 지역별 여건에 따른 우수모델을 발굴할 예정이다. 시범교육청에서는 약 200개 학교를 대상으로 지역별 여건에 맞는 과제를 집중 운영하게 된다. 2025년에는 전국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늘봄학교를 성공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현장과 지속 소통하고 관계부처와 지자체, 교육청과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며 “정규수업과 돌봄, 방과후 프로그램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교육과 돌봄을 통합적으로 제공하고 민간참여 확대 등을 통해 질 높은 프로그램을 개별 맞춤형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