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풍자화' 국회서 철거…'윤석열차' 논란 되풀이되나

'尹부부 나체로 칼춤' 그림 포함돼
野 "예술인 권력비판 의지 꺾어"
與 "대통령 조롱·비방 흑색선전"

서울민족예술단체총연합과 굿바이전시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전시될 풍자 작품들이 기습 철거된 것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 전시회가 개최 당일 강제 철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행사를 공동 주최한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측의 철거가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비판하는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부적절한 흑색선전이라며 철거는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논란이 된 ‘굿, 바이전(展) 인 서울’ 전시회는 9일부터 닷새간 국회 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서울민족예술단체총연합·굿바이전시조직위원회가 공동 주최하고 일부 민주당 의원과 민주당 출신 무소속 의원들이 공동으로 주관했다. 전시 작품 중에는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나체로 칼을 휘두르는 모습이 담긴 그림도 포함됐다.


국회사무처는 내규 제6조 5항의 ‘특정 개인 또는 단체를 비방하는 등 타인의 권리, 공중도덕, 사회윤리를 침해할 수 있는 회의 또는 행사로 판단되는 경우’ 회의실 및 로비 사용을 허가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들어 주최 측에 자진 철거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전시 당일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날 새벽 강제 철거 작업을 진행했다.


주최 측과 행사를 공동 주관한 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민형배 무소속 의원 등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풍자로 권력을 날카롭게 비판하겠다는 예술인의 의지를 강제로 꺾었다”며 “국회조차 표현의 자유를 용납하지 못하는 현실이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웃자고 얘기하는데 죽자고 덤비는 국회사무처를 용납할 수 없다”면서 “예술인을 억압한 오판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윤석열차’ 시즌2라는 우려까지 나왔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실을 찾아 항의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을 풍자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언론을 통해 봤는데 누가 봐도 부적절하다”고 말했고 양금희 수석대변인도 “국민들께서 선출한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고 조롱하고 비방하는 헌법의 파괴 도구로 사용되는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논평했다.


국회에 현직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이 전시됐다가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6년 전이던 2017년 1월에는 당시 국정 농단 사태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기다리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화 ‘더러운 잠’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시됐다가 보수단체에 의해 강제 훼손된 적이 있다.


한편 논란이 여야 공방으로 번지자 이 사무총장은 “전시를 준비해주신 관계자들과 소통하지 못한 부분은 유감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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