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하차한 방송인 김어준씨가 9일 유투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첫 방송에서 “권력의 카르텔에 균열을 내겠다”고 선언했다. 해당 채널의 구독자 수는 이날 오후 1시 기준으로 60만명을 넘어섰다.
김씨는 방송시작 인사말에서 “언론의, 검찰의 진짜 힘은 보도하고 기소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보도했어야, 기소했어야 마땅한 일들을 묻어버리는 데 있다”면서 “그 힘으로 기득권의 카르텔이 만들어지고 그 카르텔 위에 나쁜 권력이 구축된다”고 했다.
이어 “그런 권력은 자신이 듣고 싶지 않은 소리는 닥치게 만들 수 있다고 착각한다. 그 카르텔에 균열을 내겠다. 편파적으로”라며 “그러나 편파에 이르는 과정은 공정할 것이다”라고 했다.
김씨는 지난달 30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한 지 6년 3개월 만에 진행자 자리에서 하차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임기가 끝나는) 3년 6개월 후에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자신이 뉴스공장에서 하차한 것과 관련 “5년 동안 청취율 1위를 한 자신을 쫓아냈다”고 말하며 “방송국 전체를 인질로 잡았다. 그러면서 같이 죽을래? 혼자 죽을래? 그렇게 협박한 거 아닌가”라며 “치사하고, 비겁하고, 야비하고, 치졸하고, 더럽다”고 비판했다. 이는 서울시의회가 TBS에 대한 서울시 예산 지원을 중단하는 조례안을 통과시킨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그는 “더 어그레시브(aggressive)하게 인게이지(engage)하겠다. 그게 민주사회의 레귤레이션(regulation)이다“고 말하며 윤 대통령이 지난달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보인 화법을 차용해 방송의 방향성을 설명했다.
이날 전화연결로 출연한 팟캐스트 나는꼼수다(나꼼수) 출신 방송인 주진우씨는 “모든 언론인이 비슷하게 하고 있는 생각”이라며 “언론의 자유하면 어찌됐든 김어준이 맨 앞에서 바람을 막아줬는데 사라지니까 이가 시리고 추워온다”라고 했다.
게스트로 출연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나는 당신과 의견이 다르지만, 탄압받는 것은 반대한다는 게 20세기 고전적인 명제였다. 윤 대통령이 자유를 엄청 좋아하는데, 나는 맘대로 하고 나와 사이가 안 좋은 사람은 맘대로 못하게 하는 게 자유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뉴스공장이 폐지된 것에 대해 “이 사건을 보면 한 세기가 끝났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어 유씨는 “뉴스공장이 사실관계를 착오한 것도 있었고, 불완전한 주장을 한 것도 있다. 하지만 다른 목소리를 내는 방송이었다. 모두가 한 방향으로 갈 때 아니라고 말하는 방송이었기 때문에 가치가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뉴스공장에 대해 유씨는 "뉴미디어에서 활동하며 입지를 굳히고 캐릭터를 만들고 신뢰를 얻은 다음 올드미디어에서 1등을 했다. 그리고 다시 뉴미디어로 쫓겨나는데 이는 세계 언론사에 남을 만한 희귀한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또 “지금 언론은 공론장이 아니라 이해집단의 일부가 돼 자기 이해를 관철하는 정보업체가 돼있다”며 “중요한 뉴스 알아야 할 뉴스를 골라주고, 이해관계에서 벗어나서 정보를 해석, 해설해주는 방송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