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사 법치 확립’ 등 노동 개혁에 나라 미래 달렸다

고용노동부가 9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올해를 ‘노동 개혁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내용의 업무 보고를 했다. 구체적으로 노사 법치주의 확립, 노동 규범 현대화, 중대 재해 획기적 감축을 3대 목표로 제시했다. 정부는 민주노총 등 거대 노조의 회계 내역이 불투명하다고 보고 노조 회계 공시 시스템 구축을 위한 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또 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주’에서 ‘월·연간’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건설 현장 등에서의 노조의 횡포와 불법 행위를 막기 위한 법안도 발의한다. 검찰은 이날 건설사를 협박해 단체협약비 명목으로 수억 원의 금품을 갈취한 건설 노조 관계자들을 구속 기소했다.


노동 규범 현대화의 핵심은 근로시간제 개편이다. 고용부는 ‘굴뚝 산업 시대’에 만들어진 경직적이고 획일적인 근로시간제를 디지털 시대에 맞게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4차 산업혁명과 글로벌 경제 패권 경쟁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노사 법치주의 확립과 노동시장 유연성 강화 등 노사 관계의 현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전체 노동자 중 14%에 불과한 과보호 제조업·대기업·조직 노동자 중심의 근로시간·임금 제도로는 노동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은 이날 노동 개혁에 대해 “노동의 유연성·공정성, 노사 법치주의, 산업 현장의 안전을 업그레이드하고 잘못된 것을 상식적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면서 “생존과 미래를 위해 개혁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 당시 윤석열 정부는 법치주의 원칙을 내세워 파업을 극복해냈다. 노동 개혁을 성공시키려면 지도자가 국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설득의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또 기득권층의 거센 반발을 극복하려면 불굴의 뚝심과 강력한 추진력을 가져야 한다. 최근 노사정 신년 인사회에서 한 노조 간부는 “노조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직설적이고 비판적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오히려 정부를 지지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노동계는 깊이 성찰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계도 이 같은 성찰을 기반으로 노동 개혁에 협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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