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성 도전하는 싱가포르 '아트SG'

'아트페어 미다스 손' 렌프루 창립
12~15일 마리나베이서 첫 개최
정상급 160여개 갤러리 총출동
국제갤러리 등 韓화랑도 9곳 참가

아라리오갤러리가 이번 아트SG에 선보이는 전속작가 이정배의 '브라이트 라이징 선라이트(Bright Rising Sunlight)' /사진제공=아라리오갤러리

싱가포르의 ‘아트(Art) SG’가 국제 아트페어로는 올해 미술시장의 첫 포문을 열며 아시아 아트마켓의 맹주로 부상 중인 서울의 아성에 도전한다.


싱가포르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로 기획된 ‘아트 SG’가 11일 VIP프리뷰를 시작으로 12~15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엑스포 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올해가 첫회지만 행사에 대한 관심도가 상당하다. 앞서 2007년 ‘아트 홍콩’과 2012년 ‘아트바젤 홍콩’, 이후 2019년부터 ‘타이베이 당다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아트페어의 미다스 손’으로 불리는 매그너스 렌프루가 공동창립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정상 아트페어인 ‘아트바젤’의 모기업인 스위스 MCH그룹이 15%의 지분을 투자했고, 아트바젤의 파트너인 금융회사 UBS가 메인 스폰서로 함께한 것도 이 신생 아트페어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준다.



갤러리현대가 아트SG에 출품하는 이강소의 '청명' /사진제공=갤러리현대

제1회 ‘아트 SG’에는 가고시안,데이비드 즈워너,빅토리아 미로,화이트큐브 등 세계 최정상 갤러리를 비롯해 한국에 진출해 있는 페이스,타데우스 로팍,페로탱,리만머핀,쾨닉,에스터쉬퍼,VSF,페레스 프로젝트,탕컨템포러리 등 전 세계 160여 갤러리가 참여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화랑들도 총출동한다. 국제갤러리는 호주 출신의 현대미술가 다니엘 보이드의 작업을 개인전 형식으로 집중 조명한다. 갤러리현대는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가’의 대표 주자인 이승택·이건용·이강소의 작품을 비롯해 김민정,최민화,유근택,도윤희,박민준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조현갤러리는 박서보·김종학·이배·정광호 등 중량감있는 작가군을 중심으로 이광호·진마이어슨·강강훈 등의 젊은 작가를 균형있게 전시한다. 갤러리바톤은 송번수·김보희·함진·배윤환 등 한국작가를 비롯해 리암길릭·유이치 히라코 등 전속작가를 소개한다.



국제갤러리아 아트SG에서 개인전 형식으로 선보이는 호주출신 작가 다니엘 보이드의 ‘무제’ /사진제공=국제갤러리

그간 동남아 작가들을 적극 발굴해 온 아라리오갤러리는 인도네시아 작가 에코 누그로호, 필리핀의 레슬리 드 차베즈와 제랄딘 하비에르 등의 최신작을 소개한다. 여성 아방가르드 작가 정강자를 비롯해 권오상,이진주,이정배 등의 전속작가를 동남아 컬렉터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원앤제이, 가나아트, 컬럼스갤러리가 참여한다.


아트 SG는 메인 행사인 ‘갤러리즈’와 테마별 기획전의 ‘포커스’, 개관 6년차 미만의 신생공간을 소개하는 ‘퓨쳐스’로 이뤄진다. 용산구 경리단길에 위치한 P21이 ‘퓨쳐스’로 선정돼 이형구,최하늘,이은실을 선보인다.



아트SG의 '퓨쳐스' 섹션에 선정된 P21이 선보이는 이형구의 'WH5를 사용한 얼굴 기능 변경' /사진제공=P21

주연화 홍익대 문화예술경영대학원 교수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단연 ‘아트SG’가 최고의 아트페어로 떠오를 듯하다”면서 “동남아의 싱가포르와 동북아의 서울이 아시아 아트페어의 양날개가 될지 둘 중 하나가 독주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싱가포르 아트위크를 비롯해 다양한 아트페어와 비엔날레 등으로 미술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 왔으나 도시 규모가 작고 내수시장이 협소한 점, 특히 9~11%에 이르는 미술품 관세가 약점으로 꼽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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