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이 부족하거나 교대 근무를 하는 사람은 6~8시간의 적정 수면을 하는 주간 근무자보다 우울증을 겪을 확률이 최대 4배가량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수면 시간과 근무형태가 우울증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으로, 연령의 변화 역시 우울 증상의 증가와 관련이 있는 만큼 생애주기별 근무 형태 전략과 정신 건강 증진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8일 대한보건연구에 게재된 ‘근로자의 수면시간과 근무형태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 따르면, 본 연구는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제6기(2014년), 제7기(2016년, 2018년), 제8기(2020년)에 참여한 만 19세 이상 근로자 1만319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총 점수는 0∼27점의 범위로 0~4점 사이를 ‘우울증 아님’, 5~9점 사이를 ‘가벼운 우울증’, 10~19점 사이를 ‘중간 정도 우울증’, 20~27점 사이를 ‘심한 우울증’으로 구분했다. 수면시간은 대한수면학회에서 제시한 적정 수면 시간인 6~8시간을 기준으로 6시간 미만을 ‘수면 부족’, 6시간 이상 8시간 이하를 ‘적정 수면’, 8시간 초과를 수면 과다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응답자 총 1만3191명 중 601명(4.36%)이 우울군으로 분류됐다. 이들의 수면과 근무 형태를 조합해 관련성을 재분석한 결과 하루 수면시간이 6~8시간으로 정상인 주간 근무군에 비해 수면시간이 6시간 미만으로 부족한 교대 근무군에서 우울 정도가 약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연령에 따라 수면 부족과 교대 근무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30대와 50대 수면 부족 교대 근무군에서 우울감을 느끼는 비율은 적절 수면을 하는 주간 근무군의 3.9배에 달했다.
같은 주간 근무군 안에서도 수면이 부족하면 우울 비율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간 근무군 중 적정 시간 자는 사람보다 수면 부족을 겪는 사람의 우울 정도는 30대 3.7배, 40대 3.6배, 50대 2.3배로 나타났다.
반면 20대에서는 수면과 근무형태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이 유의미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연령층에 따라 정신 건강에 대한 수면이나 근무형태의 영향이 다른 데 대해 “경제활동을 유지하고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중장년층에게 교대근무와 적은 수면시간이 과업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연령대별로 근무형태와 수면시간 보장의 영향을 다르게 받는 만큼 생애주기별 맞춤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