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올려도 불패…크림, 글로벌 노린다

7번 인상에도 작년 거래액 3배↑
국내 시장 점유율 80% 이상 추산
스페인 '왈라팝'·日 '빈티지시티'
美 '포시마크' 인수로 기반 다져
국경 넘나드는 C2C 생태계 목표

수차례 거듭된 수수료율 인상에도 네이버의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이 오히려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20~30대 이용자들의 높은 충성도를 바탕으로 지난해 크림은 전년 대비 3배 이상의 거래액 증가율을 보였다. 크림은 최근 인수 작업이 마무리 된 미국 중고 플랫폼 ‘포시마크’와 함께 네이버의 대표 커머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해 한국은 물론 장기적으로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도 크로스보더 C2C(개인 간 거래) 생태계 구축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유통 및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C2C 플랫폼 크림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1조 4000억 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크림에서 7200억 원이 거래됐고, 하반기에도 비숫한 수준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크림의 국내 리셀 시장 점유율은 80% 이상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업계에서는 크림의 이 같은 성장세가 무료 검수 정책과 철저한 정품 보장 서비스 등으로 시장을 빠르게 선점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크림은 지난해에만 6차례 구매 또는 판매 수수료를 인상했고, 이달 초에도 판매 수수료를 올려 거둬 들일 수 있는 거래 수수료 규모를 최대 5.5%까지 높였다. 이 과정에 이용자 이탈 우려도 있었지만 오히려 크림에서 한 번 이상 판매 경험이 있는 이용자 수는 지난 1년 새 30% 이상 많아졌다. 또 이달부터 ‘럭키드로우’를 신규 이용자만 응모할 수 있는 ‘웰컴 드로우’로 전환한 결과 단 10여 일 만에 신규 회원 수가 약 20% 증가했다. 월 활성 이용자 수(MAU) 역시 지난해 9월 기준 약 400만 명에서 최근 약 438만 명으로 10%가량 많아졌다.


크림의 탄탄한 성장세에 신규 플랫폼의 성장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리셀 플랫폼 ‘스탁엑스’의 경우 국내에 진출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점유율을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달 말 한화솔루션 자회사 엔엑스이에프가 선보인 한정판 거래 플랫폼 ‘에어스택’ 역시 출시 초기 화력이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픈 이벤트 차원에서 판매·구매 수수료를 받지 않고 배송비까지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초기 성장세가 미미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크림이 빠르게 성장하자 네이버는 글로벌 C2C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가별 대표 C2C 플랫폼을 인수 혹은 투자해 크로스보더 C2C 생태계를 만든다는 게 네이버의 목표다. 예를 들어 태국 한정판을 일본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일본, 싱가포르, 태국 등 다양한 국가의 C2C 플랫폼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했고, 최근에는 북미 최대 C2C 플랫폼 ‘포시마크’를 1조6700억 원에 인수했다. 이밖에 네이버는 일본에서 커뮤니티 기반의 패션 플랫폼 ‘빈티지 시티’를 운영하고 있고, 스페인 대표 중고거래 플랫폼인 ‘왈라팝’에 1550억 원을 투자하는 등 크로스보더 C2C 생태계를 위한 기반을 공격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글로벌 C2C 생태계 구축에 확신을 갖는 데에는 크림의 성공에서 가능성을 엿봤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크림은 리셀 서비스에서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브랜드관을 새롭게 열었다. 론칭 4개월 여 만에 언더마이카 등 4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해 한정, 단독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고, 해당 상품들은 연일 매진을 거듭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크림의 경우 브랜드 상품을 한정 판매해 브랜드 판매자로부터 판매 수수료를 얻고, 또 해당 상품들이 다시 크림을 통해 재판매되면서 구매 및 판매 수수료를 추가로 얻을 수 있는 수익 구조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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