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공개 행보를 재개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당 대표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말을 아꼈다. 하지만 고위 공직에서 물러선 지 하루 만에 정치 무대에 복귀하고 반윤 이미지 수습에 만전을 기하면서 출마 선언 시기 조율만 남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서울 동작구청 신년인사회,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 충청도민중앙회 행사를 차례로 찾았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던진 지 하루 만에 지역구 주민, 당원들에게 달려간 것이다.
다만 그는 3·8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묻자 “아직 출마와 불출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의힘 정당 민주주의, 윤석열 정부의 성공 등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과 공개 충돌 이후 ‘반윤 주자’ 이미지가 씌어진 것에 부담을 느낀 듯 찾는 곳마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외쳤다. 그는 “대통령실과의 충돌로 비쳐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럴 의도가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3대 개혁의 완성은 물론 정당 개혁의 원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헝가리식(출산 시 대출 탕감) 출산 대책에 대한 대통령실의 비판에는 불편함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정말 열심히 한 번 해보자 하고 이런저런 구상을 말씀드렸다. 그거 가지고 (대통령실이) 포퓰리즘이라고 한다. 나경원이 포퓰리즘이겠냐”며 “홍준표 전 대표가 전당대회 때 나와서 얘기한 제도”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의 이 같은 행보에 비춰보면 출마 쪽으로 결심을 굳혔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과의 충돌 이후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에서 1위를 굳건히 지켰다는 점도 자신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 대표 출마 시 반윤으로 찍힐 수 있다’는 우려에는 “찍힌다고 찍혀지느냐”고 일축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실이 사표 수리를 보류하고 나 전 의원도 발표를 미루면서 양측이 출구전략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다만 나 전 의원의 측 한 관계자는 불출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그런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