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상대방의 선의에 의한 평화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가짜 평화”라며 북한에 대한 압도적 대응을 지시했다. 중국의 단기비자 발급 중단에 대해서는 “방역 정책은 어디까지나 과학적 근거에 따른 자국민 보호의 문제인 만큼 우리 입장을 잘 설명하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방부·외교부 업무 보고에서 “가짜 평화에 기댄 나라는 역사적으로 다 사라졌고 힘에 의한 평화를 추구한 나라는 문명을 발전시키며 인류 사회에 이바지했다”며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에 강력한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자리에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박진 외교부 장관, 민간 전문가 등 150여 명이 참석해 보고와 함께 토론이 이뤄졌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단순한 비례적 대응이 아니라 압도적 대응을 해야 북한의 도발을 원천적으로 꺾을 수 있다”며 “그래야만 지속 가능한 평화가 가능하다는 게 윤 대통령과 정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북한을 향한 압도적 전력 과시를 내용으로 한 업무 보고를 했다. 북한 전 지역에 대한 파괴 능력을 한국형 3축 체계(킬체인·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대량응징보복)에 반영한다. 현재 1기인 군 정찰위성은 2025년까지 5기로 늘려 북한에 대한 감시 능력을 한층 고도화한다. 이뿐 아니라 ‘발사의 왼편(Left of Launch)’으로 불리는 공세적인 억제책도 보고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명확할 경우 자위권 차원에서 아군이 적의 발사 체계를 사이버·전자전으로 무력화하거나 미사일 등으로 선제 타격하는 것이다. 다음 달에는 미군과 ‘행동하는 동맹’ 기조 하에 북한의 핵 사용을 가정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도 재개한다고 밝혔다. 북한에 기습 상륙하는 쌍용훈련도 5년 만에 실시한다.
외교부는 미국과 ‘행동하는 동맹’을 기조로 우리 외교 영토를 인도태평양으로 넓히는 원년임을 선언했다. 이와 함께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미국 방문도 추진한다. 수출을 뒷받침하는 경제 중심 외교 기조도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외교부 해외 공관은 외교부 지부라기보다 대한민국 정부의 지부”라며 수출 촉진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