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내년 초 첨단 바이오의약품 ADC 생산 개시…항체의약품 위주서 벗어나 포트폴리오 다양화

삼바 차세대 의약품 등 모달리티 다변화
ADC 내년 1분기 위탁 생산(CMO) 목표
4공장 완공도 전인데 선수주 계약 체결
론자·우시 경쟁사 세션 찾으며 공부도 해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11일(현지 시간) 미국 웨스틴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메인 트랙에서 중장기 성장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세계 최대 바이오 의약품 생산 능력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내년 초에 항체약물접합체(ADC)를 생산한다. 아울러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생산설비도 구축할 방침이다. 항체의약품 중심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더욱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차세대 의약품으로 꼽히는 ADC·CGT는 글로벌 빅파마들이 적극적으로 개발에 나서면서 최근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11일(현지 시간) 미국 웨스틴 샌프란시스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열린 메인 트랙 세션에서 “ADC 생산설비를 구축해 내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위탁생산개발(CDMO)을 시작하겠다”며 “ADC외에도 CGT 등 차세대 의약품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ADC는 항체에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을 붙여 다른 세포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을 표적하는 차세대 항암 기술이다. 대표적인 ADC는 일본 제약사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로 최근 글로벌 제약사 암젠 등 빅파마들도 ADC 개발을 잇따라 추진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쟁사인 론자는 항체의약품 생산 설비는 물론 이미 ADC·CGT 생산 역량을 확보해 수주 활동에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 앤드 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59억 달러이던 세계 ADC 시장은 지속 성장해 2026년에는 131억 달러(1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존 림 사장은 “아직 전체 바이오 의약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크지 않지만 ADC와 CGT는 미래가 유망한 분야”라며 “삼성의 경쟁력은 속도인 만큼 생산 설비를 최대한 빠르게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분야의 기술력 확보를 위한 투자도 단행한다. 2021년 삼성물산과 함께 1500억 원 규모로 조성한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1분기 중 ADC 관련 기술력을 갖춘 기업에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6월 연 24만ℓ 생산능력을 갖춘 ‘수퍼 플랜트’ 4공장을 완공한다. 본격 가동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능력은 총 60만4000ℓ 로 전 세계 생산 능력의 30%를 차지하게 된다. 사업 시작 10년 만에 쟁쟁한 글로벌 경쟁자들을 제치고 CDMO 생산능력 기준 1위를 굳히게 되는 것이다. 이미 이 공장에서 생산할 물량도 다수 확보한 상태다. 존 림 사장은 “현재 8개 고객사의 11개 제품에 대해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며 “추가로 26개 고객사와 34개 제품의 CMO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 현지 거점도 강화한다. 샌프란시스코 연구개발(R&D) 센터, 보스턴 영업센터에 이어 뉴저지에도 영업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주요 글로벌 빅파마들이 뉴저지에 위치한 만큼 현지 센터를 통해 고객사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존 림 사장은 “고객사 80~90%가 미국과 유럽에 있다”며 “향후 중요성이 높은 해외 거점에 추가 진출해 글로벌 수주 네트워크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 림 사장은 이날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의 ‘메인 트랙’에 올라 발표를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7년 처음으로 메인 트랙을 배정받은 이후 올해까지 국내 기업 최초로 7년 연속 메인 트랙 발표를 이어갔다. 이날 현장에는 경쟁사들의 관계자들은 물론 다양한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존 림 사장 역시 이날 CDMO 경쟁 업체인 스위스의 론자, 중국의 우시바이오로직스의 세션을 모두 직접 찾아 발표를 경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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