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도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수입물가가 약 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수입물가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서 소비자물가도 점차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한국은행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입물가지수는 138.63으로 전월 대비 6.2% 하락했다. 수입물가는 지난해 11월(-5.5%)에 이어 두 달 연속 내렸다. 수입물가 하락률은 2015년 1월(-7.5%) 이후 약 8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계약통화 기준으로는 전월 대비 2.0% 하락했다.
수입물가가 급락한 것은 국제유가와 환율 모두 큰 폭 하락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1월 평균 1364원 10전에서 12월 1296원 22전으로 5.0% 하락했다. 국제유가도 두바이유가 기준으로 배럴당 지난해 11월 86.26달러에서 12월 77.22달러로 10.5% 떨어졌다.
유가와 환율의 동반 내림세가 나타나면서 수입물가는 원재료(-9.9%), 중간재(-4.7%), 자본재(-2.9%), 소비재(-3.0%) 등이 모두 하락했다. 세부품목별로 살펴보면 원유가 14.9% 떨어졌고 제트유(-14.7%), 자일렌(-11.4%), 중대형 컴퓨터(-5.0%) 등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물가지수는 118.03으로 전월 대비 6.0% 떨어지면서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수출물가 하락률은 2009년 4월(-6.1%) 이후 13년 8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계약통화 기준으로 전월 대비 1.5% 내렸다. 수출물가 역시 국제유가, 환율 하락과 함께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부진 영향을 받았다. 수출물가는 냉동수산물(-3.4%) 등 농림수산품과 경유(-15.5%), 제트유(-14.5%), DRAM(-6.1%), 시스템반도체(-5.3%), RV자동차(-4.4%) 등 공산품 가격이 주로 떨어졌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수입물가는 전년 대비 25.9% 상승했다. 2008년(36.2%) 이후 14년 만에 최대 폭이다. 수출물가는 전년 대비 16.6% 올랐다. 수출물가 역시 2008년(21.8%) 이후 최대 폭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