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애플 '편식' 서학개미, 채권 ETF 눈돌려

5거래일간 순매수 '톱 20' 중
EMLC 등 채권ETF 6종 포진
"기준금리 정점 찍었다" 판단
최고 6% 안정적 수익도 매력


테슬라와 애플에 지친 걸까. 기술 성장주를 편식하던 서학개미가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를 담고 있다. 최고 6%의 안정적인 수익률이 매력이다.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었다는 인식 역시 채권 투자에 나서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5일부터 11일까지 서학개미의 순매수 20위 종목 중 6종목이 채권 ETF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반에크 JP MORGAN 이머징 현지 통화 채권 ETF(EMLC)’다. 서학개미 순매수 종목 5위에 이름을 올렸다. 5거래일 동안 매입 금액은 총 1959만 달러(약 244억 원)다. 서학개미 순매수 종목 4위인 애플(2097만 달러·약 260억 원)만큼 담았다. EMLC는 대표적인 신흥국 통화 채권으로 중국·인도네시아·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태국 등 채권에 투자한다. 주식보다 안전성을 추구하는 채권 투자 가운데 신흥국 채권은 리스크가 큰 대신 선진국 채권 대비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다음으로 많이 담은 종목은 ‘JP 모건 울트라 숏 인컴 ETF(JPST)’다. 서학개미 순매수 6위로 1907만 달러(약 237억 원)를 샀다. JPST는 달러 표시 1년 미만 미국채, 회사채, 모기지 채권에 주로 투자한다. 변동성은 낮으면서도 월배당을 통해 현금 흐름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학개미 순매수 7위에 오른 ‘아이쉐어즈 아이박스 USD 하이일드 회사채 ETF(HYG)’는 1810만 달러(약 225억 원)어치를 계좌에 추가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대표적인 하이일드 채권 ETF로 자산의 90% 이상을 달러 표시 고유동성 하이일드 회사채에 투자한다. 이밖에 ‘아이쉐어즈 7-10년 트레져리 채권 ETF(IEF)’ 역시 러브콜을 많이 받았다. 미국 7~10년물 국채에 투자하는 ETF다. 미국 정부 국채의 높은 신뢰성으로 안정성이 높다는 게 장점이다. IEF를 1334만 달러(약 166억 원) 사들였고 주가는 1.55% 올랐다.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트레져리 불 3X ETF(TMF·929만 달러, 6.61% 상승)’ ‘SPDR 블룸버그 1-3월 티빌 ETF(BIL·809만 달러)’가 뒤를 이었다. 각각 서학개미 순매수 12위와 13위다. TMF는 미국 20년 장기 국채 채권 지수 운용 실적을 세 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장기물이라 채권 가격 등락 폭이 높은데 레버리지 효과까지 더해져 가격 등락이 크다. BIL은 만기가 1~3개월 정도 짧은 미 국채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서학개미가 채권 ETF의 비중을 늘린 것은 기준금리 인상이 정점에 다다랐다는 전망이 배경이다. 채권은 가격과 금리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높을 때(채권 가격 하락) 채권을 사두면 금리 하락 시기(채권 가격 상승)에 팔아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금리 정점기에 채권을 사두면 안정적인 고금리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정점이 가까워졌고 부동산 경기 하강, 연체율 상승, 유동성 경색 이슈와 소비심리 위축 등을 감안하면 한 차례 정도의 추가 인상이 마지막일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 인상기 막바지인 현재 장기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학개미뿐 아니라 동학개미도 채권 매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지난해 채권을 21조 400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전년(16조 8000억 원)보다 27.38% 증가했다. 금리 인상기인 것이 이유다. 외국인투자가는 국가신용등급 대비 높은 금리 수준과 재정 거래 유인으로 국내 채권을 71조 4000억 원 사들였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 잔액도 증가해 전년 대비 14조 5000억 원 늘어난 228조 5000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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