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올해 최대 기대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드리프트는 넥슨 게임 최초로 PC·모바일·콘솔 3개 플랫폼을 모두 지원한다. 개발에만 5년 이상이 소요된 만큼 넥슨 입장에서 무조건 흥행시켜야 하는 게임이다. 이같은 ‘절박함’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회사는 이용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드리프트 출시 직전 원작 서비스를 종료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어찌 보면 무모할 수도 있는 결단이 단박에 이해갈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넥슨은 드리프트를 소개할 때 원작 특유의 게임성을 최신 트렌드에 맞게 계승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실제로 게임 첫 화면에 진입하자 원작 오프닝곡을 리메이크한 배경음악이 흘러나와 ‘카트라이더 세대’라면 누구나 잠시 추억에 잠길 수 밖에 없도록 했다. 게임 대기 화면에도 해당 오프닝곡을 클래식 버전으로 변주한 버전을 활용하는 등 ‘온고지신’의 센스가 돋보였다. 넥슨이 괜히 ‘BGM 맛집’으로 유명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음악보다도 역시 가장 중요한 건 게임성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세한 조작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원작 특유의 재미를 매우 충실히 구현했다. 그러면서도 좁은 모바일 화면에서도 손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조작은 최대한 간소화했다. 왼쪽·오른쪽 방향키와 부스터 버튼 세개만 이용하면 드리프트를 포함한 모든 조작이 가능하다. 다양한 종류의 코스들도 ‘보는 재미’를 더했다. 좁은 모바일 화면에서도 PC만큼의 웅장함이 느껴졌다.
출시 초반인데도 스피드전·아이템전 등 풍성한 콘텐츠를 갖췄다는 것도 합격점을 줄 만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인 건 드리프트 등 다양한 기술을 연습할 수 있는 ‘라이센스전’이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연습게임을 기록에 따라 별점 1~3점을 부여해 승부욕을 자극, 기본기를 충실히 쌓으면서도 게임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칭찬할 만한 점은 게임성을 살리기 위해 확률형 아이템을 과감히 버렸다는 것이다. 유일한 과금 요소는 매 시즌마다 초기화되는 배틀패스 그리고 꾸미기 아이템뿐이다.
물론 아쉬움이 없진 않다. 모바일에선 PC에서만큼의 타격감과 속도감이 부족했다. 이같은 묘미는 PC 혹은 출시가 예정된 콘솔에서 느껴야 할 듯하다. 이외에도 아이템전 듀오, 스피드전 등 일부 콘텐츠는 팀 매칭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