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2014년 6월 미국 네바다주에 첫 공장을 착공하고 이름을 기가팩토리라고 지었다. 10억을 뜻하는 기가(giga)에서 알 수 있듯이 건물의 바닥 면적만 18만 ㎡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공장이다.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이 공장은 올해 말까지 지붕을 태양광 패널로 덮어 필요한 전력을 모두 여기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테슬라는 이후 미국의 뉴욕·텍사스와 중국 상하이, 독일 베를린에 기가팩토리를 건설했다. 뉴욕에서는 충전 장비를 만들고 나머지 공장에서는 전기차를 제조한다. 기가팩토리에서는 기가프레스 공법을 사용한다. 기존 차 공장에서 작은 패널을 용접해 큰 차체 부품을 만드는 것과 달리 이 공법을 쓰면 큰 차체 부품을 한 번에 찍어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생산 단가가 줄어든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020년 7월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 테슬라 공장을 추가로 지을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 한마디에 국내 전기차 업계는 기가팩토리 유치 기대감으로 들썩였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8월 주주총회에서 “전 세계에 10~12개의 기가팩토리를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 이후 세계 각국의 기가팩토리 유치 경쟁이 치열해졌다.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이 머스크 CEO에게 기가팩토리의 한국 투자를 요청하고 머스크가 “한국을 최우선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고 화답하면서 국내 유치 열기도 한층 달아올랐다. 지난해 말 산업통상자원부가 유치의향서를 받은 결과 제주를 제외한 16개 시도 34개 도시가 유치전에 뛰어들 정도였다.
테슬라가 새로운 기가팩토리를 인도네시아에 설립하기 위한 잠정 합의에 근접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테슬라의 선택이 인도네시아로 기운 데는 지하 자원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강성 노조가 없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가 있다. 무노조 경영을 하는 테슬라가 강성 노조가 버티고 있는 한국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투자 유치를 위해서라도 노동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