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자 수익 66조 은행들, 천수답 경영 벗어나 금융 혁신 나서라

고금리로 가계와 중소기업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는 반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이자 수익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정보 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이자 수익은 65조 9566억 원으로 전년의 50조 6973억 원에 비해 30.1% 증가했다. 이자 수익이 늘어난 것은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핵심 계열사인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대신 예금 금리를 상대적으로 천천히 올리는 방식으로 예대 마진(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을 키웠다.


은행들은 예대 마진 덕에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실적을 내놓고 이를 명목으로 직원 고임금 잔치를 벌여왔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2021년 직원 평균 총급여(성과급 포함)가 처음으로 1억 원을 돌파했다. 2021년 직원 상위 10%의 평균 연봉은 2억 원에 근접했다. 일부 은행은 지난해 성과급 비율을 전년보다 더 올리기로 해 지난해 평균 급여는 이보다 더 많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들이 돈 잔치를 벌이는 동안 국민들은 급증한 대출이자로 신음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를 추가로 0.25%포인트 올려 가계와 중소기업의 부담은 그만큼 더 커졌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인 0.25%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16만 4000원 늘어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2021년 8월부터 지금까지 기준금리를 총 3%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198만 원 급증했다.


대출 수요는 항상 차고 넘치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담보에 의존해 손쉽게 과도한 이자 놀이를 하는 이른바 ‘천수답 경영’을 한 지는 오래됐다. 한국을 동북아 금융 허브로 만들고 은행을 한국판 골드만삭스로 키우자는 구호는 요란했지만 가만히 있어도 돈이 벌리는 국내 금융 환경에서 혁신이 설 자리는 없었다. 혁신을 걷어찬 은행들은 이미 외환 위기 때 사실상 망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은행들이 다시는 공적 자금, 즉 국민의 혈세에 손을 벌리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최신의 디지털 기술로 금융을 혁신하고 선진 경영 기법을 도입해 비이자 수익을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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