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유튜버 '유미' 등장… 유창한 영어 구사하는 그녀의 정체는

유튜브 캡처

북한 평양의 일상을 소개하는 새로운 유튜버가 나타났다. 유창한 영어를 쓰는 ‘유미’라는 소녀다.


지난해 6월 개설된 유튜브 채널 ‘유미의 공간(Olivia Natasha- YuMi Space DPRK daily)’에는 짧은 브이로그(vlog·자신의 일상 편집 영상)가 비정기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해당 채널의 구독자 수는 16일 기준 구독자 수는 1800여명이다.


채널 영상에 나오는 소녀는 자신을 ‘평양에 사는 유미’라고 소개했다.


유미는 영어로 “카메라 앞에 서니 긴장된다”면서도 “코로나19 유행으로 외부인들이 몇 년째 평양을 방문하지 못하는 만큼 평양의 일상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최근 영상에서 유미는 평양 내 한 체육관으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직접 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유미는 트레드밀에서 뛰기도 하고 요가를 배우기도 했다. 또 다른 영상에선 능라인민유원지를 찾아 놀이기구를 타는 모습도 보였다.


유미는 일상을 소개하며 평양이 ‘살기 좋은 도시’라는 점을 강조한다. 과자를 소개하는 영상에서는 이 제품이 어느 공장에서 나왔는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주민들의 식영양 개선을 위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등을 언급했다.


지난해 말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는 축구 선수들을 만난 영상도 올렸다. 유미는 선수들에게 “월드컵 경기 구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느 팀이 이길 것으로 생각하느냐” 등 질문도 했다. 해당 영상에는 북한 축구 영웅 박두익의 손자도 등장했다. 박두익은 199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북한이 8강에 진출했을 당시 주전 공격수로 뛰었다.



유튜브 캡처

유미의 채널은 북한이 유튜브 등 플랫폼을 통해 체제 선전 활동을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북한은 노골적인 정권 찬양이나 국방력 과시 등을 넘어 체제 선전 방식을 다양화하고 있다. 영어가 유창한 어린이나 젊고 아름다운 청년들을 내세워 현대화된 북한의 모습을 선전하는 것이 그 예다.



유튜브 캡처

그러나 유미가 공유한 일상은 일반 주민들의 생활과는 큰 차이가 있다. 그가 소개한 장소들은 대부분 평양에서도 일부 특권층만 누릴 수 있는 위락시설이다. 유미의 복장이나 일상 모습들을 고려하면 중산층 이상의 여유 있는 집안 출신으로 추정된다.


앞서 영국식 영어를 사용해 화제가 됐던 북한 ‘키즈 유튜버’ 임송아(12)는 영국 런던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함께 일한 외교관 임준혁의 딸이며, 그의 증조할아버지는 2015년 사망한 이을설 북한군 원수라고 북한 외교관 출신의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설명한 바 있다.


한편 구글 언론담당자는 최근 북한 주민의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를 올린 개인 계정들이 구글 정책을 위반하고 있지 않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 질의에 “위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고 공식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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